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정곤)가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지 10여일만에 “환영한다는 것은 첩약분야의 건보적용을 환영한다는 것이지, 한약조제약사와 같이 시범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을 환영한다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한의협은 2500여명의 한의사들이 지난 1일 한의사협회 회관에 집결한 가운데 전한의사총회를 열고 ‘첩약보험급여 원천무효’를 외치며, 김정곤 회장과 시도지부장, 중앙대의원 등 한의협 중심세력들의 일괄 퇴진을 요구한지 6일만에 다소 달라진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6일 한의협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과 관련해 11월 한 달간 전국 16개 시도지부별 토론회를 거쳐 모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참여여부 등을 최종 결정키로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지난달 25일 한약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선호도와 한의약 치료의 완결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65세 이상 어르신들과 여성들의 특정 질환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3년간 치료용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적용 시범사업 실시를 의결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정부예산 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 이외에 현재 이 시범사업과 관련하여 확정된 사항은 하나도 없다”며 “현재 이와 관련해 한의계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어, 한의사 회원 전체의 뜻을 물어 시범사업 참여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의협은 “최근 대한약사회가 한약조제약사의 시범사업 참여 촉구와 한약분업을 주장하는 내용의 말도 안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부 양의사단체가 국민건강증진이라는 시범사업의 본질을 호도하며 국민과 여론을 기만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범사업에 한약조제약사가 포함됐다는 사항은 전혀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복지부 와이즈맨커미티(직능간충돌조정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복지부와 한의계와 논의를 통해 사업 진행여부 자체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복지부에서도 이번 시범사업과 관련해 한의계가 합의하지 않으면 전면 재검토 할 것이라는 뜻을 공문으로 천명한 바 있다”면서 복지부의 회신공문까지 공개했다.

한의협은 또 “협회 내부적으로도 이번 시범사업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사실로 일부 회원들 간에 적잖은 내홍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지난 10월 26일 배포된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환영’ 보도자료는 지금까지 건강보험 보장성 부분에서 언제나 소외돼 왔던 첩약 분야에 처음으로 정부가 큰 예산을 투입해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한 것에 대한 환영의 뜻이었지, 한약조제약사와 같이 시범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의협은 “이번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과 관련, 전국 시도지부별 토론회를 지난 11월 2일 경상남도, 4일 서울에서 개최한 데 이어 대전(11월 9일), 광주(11월 14일)를 비롯해 기타 지역에서도 현재 토론회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며 “전국 지부별 토론회를 통해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의 진실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의 실상(Q&A)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의 배경과 향후계획 등을 회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해 회원들의 이해를 돕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대한 한의계의 입장은 전국 지부별 토론회를 모두 마치고, 오는 12월 3일로 예정돼 있는 전 회원 투표(투표방식은 아직 미정)를 통해 결정된다.

 

저작권자 © 메디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