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내부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한시적 시범사업’과 관련, 대의원과 일선한의사들 간의 이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한의사들이 뽑아준 대의원들은 지난 14일 열린 총회에서 첩약 건보 시범사업 추진을 결의한 반면 일선한의사들은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 따라 7월 23일 발대식으로 갖고 첩약 건보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하던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협의를 위한 TFT'의 활동에도 제약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지난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한의사와 한약조제약사, 한약사가 참여하는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대한 찬반투표(한의사 회원 대상)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총 투표인 5037명 중 찬성의견은 641명으로 전체 약 12.7%, 반대의견은 4396명으로 전체의 약 87.3%로 집계돼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협회 회무 추진방향은 회원들 다수의 뜻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조치”라며 “한의사 회원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투표결과,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반대한다는 회원들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회무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이어 “지난 3월, 대한한의사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실시한 대회원 설문조사에서도 설문 응답회원 72.4%가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며 “한의협 최초로 회원 직접선거로 선출, 구성된 제41대 집행부는 이와 같은 다수의 회원들의 뜻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의협은 “현 김필건 협회장 역시 지난 제41대 대한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6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공약으로 밝혔다”며 “이처럼 회원 대다수가 반대하는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을 일부에서 재논의하고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은 한의계 내부를 불신과 분열로 몰고 가는 것으로,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의협은 또 “정부도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대한 한의계 의 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관련 사업을 강행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이 진행될 경우 지원예정인 총 6000억원의 예산을 국민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분야의 한방 보장성 강화에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8월중 김필건 협회장이 직접 참여하는 전국 권역별 ‘대한한의사협회 정책토론회’를 열어 협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별 주요사업을 설명하고, 첩약 한시적 시범사업에 대한 회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할 예정이다.

한편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한시적 시범사업’은 지난 2012년 10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한의사와 한약조제약사, 한약사 등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3년간 총 6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진행키로 의결한 바 있다. 시범사업은 노인과 여성 등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질환과 수족냉증 등 노인과 여성 관련 대표상병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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