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 엄홍덕 박사 연구팀이 암세포의 전이와 재발에 대한 원인을 새롭게 규명했다.

‘두 번째 암’으로 불리는 전이암과 재발암은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며 치료효과도 낮은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예측이 어렵고 발생 원리에 대한 규명도 부족해 극복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따라서 최근 5년간 암 환자 생존율이 70.3%인데 반해 원격 전이된 경우 생존율은 20.5%에 불과(국가암등록통계, 2010∼2014년 기준)하다.

연구팀은 암세포 내에 존재하는 p53/p21 단백질 결합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암의 전이와 재발이 촉진됨을 최초로 밝혔으며, 이를 통해 암 전이와 재발의 예측은 물론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암은 주로 수술, 항암제, 방사선을 이용해 치료하며, 치료성적은 암의 전이 및 재발 여부에 달려있다. 즉,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 전이암이나 암세포가 다시 자라나는 재발암이 암환자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된다. 따라서 암 치료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이와 재발의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암의 전이와 재발이 발생하는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팀은 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p53과 p21이 서로 결합체를 형성하고, 이 결합체가 암의 전이 및 재발 촉진인자(Bcl-w, Bcl-XL, Bcl-2 등)들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암 전이와 방사선치료 후의 암 재발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를 폐암, 대장암, 신경아세포종 등 다양한 암세포에서 확인해 p53/p21 결합체의 암 전이 및 재발 억제 작용이 특정 암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암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 현상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많은 환자들의 암세포에서 p53/p21 단백질 결합체의 기능이 소실돼 있기 때문에 암 전이와 재발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p21 단백질의 소실이 방광암, 폐암, 식도암, 위암, 림프종을 포함한 거의 대다수의 암 종에서 보고됐으며 그 빈도가 평균적으로 약 50%를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 암 환자 두 명 중 한 명에게서 p21이 정상 발현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p53/p21 단백질 결합체 상실이 암 전이와 재발의 주된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연구는 암의 전이와 재발이 일어나는 핵심 경로를 밝혀 암 극복을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관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엄홍덕 박사는 "p53/p21 결합체를 온전하게 보유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사이에 암 전이 및 재발에 대한 예측 확률은 다를 것이며, 후자의 경우 p53/p21 결합체의 결손을 극복할 항암 치료전략이 적극적으로 권장된다“면서 ”이를 위한 향후 연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암세포 내 p53과 p21의 발현 및 변이 상태 분석으로 암환자의 전이 재발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합한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또한 p53/p21 결합체의 작용기전을 기반으로 암 전이와 재발 방지를 위한 새로운 약제의 개발이 가능하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방사선기술개발사업’ 및 ‘방사선반응제어 실용화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관련 성과들은 국내특허 2건을 등록을 완료했고, 국제특허(PCT) 2건을 출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Cancer Research)의 대표 학술지인 암 연구(Cancer Research)지 온라인판(4.3)에 우선 게재됐다. 논문명 : The p53/p21 Complex Regulates Cancer Cell Invasion and Apoptosis by Targeting Bcl-2 Family Proteins. 저자정보 : 엄홍덕 연구원(교신저자, 이하 모두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은미 연구원(제1저자), 정찬헌 연구원(이하 모두 공저자), 김종두 연구원, 황상구 연구원, 박종국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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