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장내과 송호철 교수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식생활과 생활습관이 서구화됨에 따라 우리나라 만성 콩팥병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에 의하면 2009부터 2013년까지 만성 콩팥병 진료인원이 2009년 9만596명에서 2013년 15만850명으로 만 5년새 연평균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3년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의 성인에서 4.1%가, 65세 이상에서는 16.5%가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을 만큼 유병률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흔한 질환이다 생각해서 방치하다 보면 투석과 이식수술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 ‘만성 콩팥병’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송호철 교수에게 자세히 알아보자.

콩팥은 신장(腎臟)을 가리키는 우리말로 모양이 콩처럼 생기고, 그 색이 팥색이라 하여 콩팥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어른 주먹 크기로 우리 배 안에서 등쪽 방향으로 좌우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콩팥의 가장 큰 역할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으로,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은 남기고 노폐물은 제거해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우리 몸 속 정수기 역할을 담당한다. 이 외에도 몸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항상성 유지 기능, 몸에 필요한 여러 호르몬과 효소를 생산·분비하는 내분비 기능도 가지고 있다.

정수기 필터에 이상이 생기면 물맛도 이상하고 물 색깔도 이상해질 수밖에 없듯이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게 되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혈압이 올라가고, 빈혈이 생기며, 뼈가 약해지고, 몸이 붓거나, 소변에 거품이 심하게 생길 수도, 소변이 빨갛거나 콜라색으로 나오는 혈뇨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적으로 콩팥 기능이 저하된 상태인 ‘만성 콩팥병’ 상태에서도 조기에 치료가 이뤄지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증까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정수기 필터를 점검하듯이 콩팥에 대한 검사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콩팥의 이상 여부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간단히 알 수 있다. 소변 검사에서 혈뇨나 단백뇨가 나오면 사구체 질환 등에 대한 검사를 추가로 실시하며, 혈액 검사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을 측정, 사구체 여과율을 계산하게 된다. 콩팥이 사구체를 통해 노폐물을 얼마나 잘 청소하는 지 알려주는 값이 바로 사구체 여과율로, 이 사구체 여과율에 따라 만성 콩팥병을 1기부터 5기까지 구분한다. 콩팥이 건강하면 사구체에서 혈액이 잘 여과되어 혈액 속 노폐물(크레아티닌) 농도가 매우 낮은 상태로 유지되고, 반대로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 사구체 여과율도 나빠져 혈액을 잘 걸러내지 못 해 크레아티닌 농도가 높아진다. 정상인의 경우 사구체 여과율은 120㎖/min로 하루 동안 약 172ℓ(1.5ℓ 페트병 약 115개)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혈액이 사구체를 통해 걸러진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송호철 교수는 “만성 콩팥병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그 진행과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며,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인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 신염에 대한 치료를 신장내과 전문의와의 상의 하에 치료 계획을 수립해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 만성 콩팥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8대 생활수칙
1. 만성 콩팥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평소 관심이 필요합니다.
2. 거품뇨나 붉은 소변을 보는 경우, 그리고 몸이 부을 때는 의사의 진료를 받습니다.
3. 검진에서 단백뇨 또는 혈뇨가 나온 경우, 사구체 여과율이 저하된 경우에는 추가 검사를 받습니다.
4. 만성 콩팥병의 위험인자(당뇨병, 고혈압, 만성 콩팥병 가족력)가 있으면 정기적 검진을 받습니다.
5. 만성 콩팥병의 주 원인인 당뇨병, 고혈압이 있는 경우 철저한 생활관리와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6. 만성 콩팥병의 식이요법은 의사와 영양사의 지도를 받습니다.
7. 만성 콩팥병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1일 염분 섭취량을 지킵니다.
8. 만성콩팥병 환자는 모든 약을 신장 전문의와 상의 후에 복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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