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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리베이트 근절 명확한 기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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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4.18  21: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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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식으로 조사하면 리베이트 영업으로부터 자유로운 제약사는 한 곳도 없을 것이다.” “의사라고 다 리베이트 받는 것도 아닌데 모든 의사들이 마치 범죄자로 오인 받고 있다.” 정부의 무차별적인 리베이트 조사에 대해 강한 불만이 제약계와 의료계서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시한폭탄을 안은 것처럼 제약계와 의료계의 전전긍긍하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제약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강력한 처방으로 "쌍벌제"가 시행되고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제약계는 쌍벌제 시행 이후 영업 환경이 날로 악화돼 정상적인 영업활동까지 피해를 받고 있다고 울상이다. 의료계 역시 리베이트 수사 때문에 의사가 죄인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보여 지는 것은 의사 불신으로 나타날까 걱정하고 있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정부의 특단대책도 결국 의-약계의 자업자득임에는 분명하다. 반드시 근절돼야 하고 빨리 정상적인 거래구조가 정착돼야 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동안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정부나 제약계 모두 다양한 방법과 제도를 도입해 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 원인은 "나는 지키는데 다른 회사들이 지키지 않으니 결국 지키는 쪽만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능화 되고 진일보 한 다양한 수법들이 동원됐고,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물더라도 손해 볼 것 없다는 배짱식 리베이트가 성행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해되는 구석이 있다. 의사 입장에서 환자에게 좋은 약만 처방 하겠다고 해버리면 국내제약사는 큰 곤란에 빠지게 돼 있다. 국내 제약사로서는 오리지널 약으로 공략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을 따라갈 방법이 없다. 복제약 일색인 국내제약사는 의사들의 배려가 없이는 사실상 큰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현실에서 국내제약사로서는 자사의 약을 처방 좀 해달라고 의사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의사로서도 오리지널 약을 무시하고 국내 제약사의 복제 약만 처방할 수 없는 입장이다. 국내 제약사의 약도 어느 특정 제약사 약만 집중해 처방 할 수 없는 처지다. 환자를 생각하면 오리지널 약을, 국내 제약산업을 생각하면 일정부분 복제 약을 처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의-약계 현실이다.

즉 문제발생 소지가 현실적으로 남아 있음에도 이를 해소하기보다 리베이트 때문에 약가가 높고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저해하고 있어 리베이트를 근절해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내 제약업계로는 병원 입찰에서 약이 공급되어도 의사들에 의해 처방된다는 보장이 없다. 약이 월등히 우수하거나 의사가 반드시 처방 할 수밖에 없는 약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던지 의사들이 자사 약을 처방하도록 로비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더욱이 매출은 곧 회사의 흥망성쇠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병원에 약만 공급하고 가만히 처다 볼 수도 없는 입장이다.

혹여 의사들이 병원에 공급되고 있는 모든 약을 약효와 관계없이 똑같은 비율로 처방을 해주지 않는 한 리베이트는 요원하다 하겠다.

이런 현실ㅡㄹ 뿌리칠 수 없는 의사들과 제약사 관계자들은 무슨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모두가 도매금으로 무차별 단속을 받는 대상이 되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러다 보니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의료기관을 출입할 수밖에 없는 영업사원들까지 출입금지를 시켜야 하는 의료기관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수준으로 볼 때 의료계 내부 여론이 증폭되면 조만간 전체 의료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결국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병원출입이 제한되면 이를 돌파하고자 하는 새로운 리베이트 수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정부는 영업활동과 관련 명확하게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된다는 구분을 해줄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정부지침에 따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영업활동을 펼치더라도 문제를 삼고자 하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이 될 수 있다.

또한 마치 제약사들이 병의원 및 의사들에게 뭉칫돈을 주는 것으로 인해 국민들이 부담하는 약값이 인상된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특히 리베이트가 국내제약사에만 횡행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 역시 국내 제약산업을 위축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리베이트를 안주고 안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그대로 두고 제약사와 의사가 죄인인 것처럼 현장에서 탐문 수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예전의 문제까지 들춰내 처벌을 하겠다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는 털어 먼지 안 나는 제약사가 몇 곳이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현재 개원가 100여 곳 상당이 리베이트 조사를 받았다는 소문이 있는가 하면 제약사 수십 곳이 리베이트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는 소문이 업계에 자자하다. 솔직히 말해 리베이트에 완벽히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에서는 모든 제약사와 의료기관 및 의사들이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자칫하다가는 여타 산업에서 나타난 것처럼 불안함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는 불상사가 생겨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아 대승적 차원에서 발전방안을 새롭게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벌집 쑤시듯 쓰나미식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결과는 제약사들이 리베이트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와의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또 다시 많은 시간과 금전적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잘 입증하고 있다. 공정위의 판단에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아 법정 공방을 벌여보지만 결과는 건강보험을 좀먹는 범죄자 취급을 받는 제약사의 패소가 대부분이다. 여전히 양측의 주장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기에는 교통정리가 덜 된 기준의 모호성이 있어 보인다.

정부는 정당하게 경쟁하고 리베이트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국제경쟁력을 높이라고 주문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이행 할 수 있는 현실적 환경을 빨리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제약사들은 정부정책의 잘못을 업계에 떠넘기고 과도하게 책임을 물어 오히려 제약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항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리베이트를 안주고도 정당한 거래를 할 수 있는 풍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의사들도 도매금으로 무차별 단속을 받는 대상이 되어야 하는 현실만 안타깝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갖고 오지 않아도 정당하게 약이 처방될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쌍벌제, 리베이트 등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의 신고 포상금지급기준, 과도하게 부과되는 과징금 산정방식,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위, 복지부, 식약청, 건보공단 등 범정부 차원의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 설치가 리베이트를 근절하는데는 큰 공헌을 할 것이라 믿는다.

반면 기준과 현실적 환경개선 없이 시작된 정책들은 제약산업의 위축은 물론 또 다른 리베이트 수법을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 온다는 것도 반드시 명심해야한다.

하루빨리 강력한 처벌과 병행 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발전방안이 새롭게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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