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왜 이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혈액관리와 관련 지적을 받더니 이번에는 실적평가급 때문에 일찌감치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혈액안전관리를 이유로 지난 2007년부터 혈액수가를 파격적으로 인상해줬더니 결국 올린 수익으로 자사 배불리기를 했다는 것이다.

2007년 39억원의 적자를 냈던 적십자사는 2008년부터는 흑자로 전환된다. 이후 계속 흑자를 기록해 3년간 총 145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여기까지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렇게 올린 수익을 원래 목적에 따라 혈액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사용하지 않고 그들만의 잔치에 써버렸다. 실적평가급을 슬그머니 재신설해 연간 35억원에 이르는 돈을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이다.

한술 더 떠 도서구입·도서실 운영비 명목으로 노조에 일체의 정산과정 없이 지원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더욱이 35억원에 이르는 실적평가급을 지급하고 있었지만 실적평가를 전혀 하지 않고 통상임금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해오다 2008년 감사원 감사에 걸렸다.

그러자 2009, 2010년 두해 중단하는 듯 시늉을 하더니 올해 슬그머니 95~105%까지 차등지급하겠다는 이유로 기존과 별 차이 없이 실적평가급을 또 부활시켰다. 이들이 국민의 혈세를 로또복권 당첨금으로 생각했던지, 아니면 쌈짓돈으로 보고 나눠먹기 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닌지 궁금하다. 국민들의 혈액안전관리에 써야할 예산을 직원들의 배불리는데 쓰고도 변명을 한 것을 보면 가관이다. “다시 실적평가급 제도를 도입해도 더 많은 상여금을 주는 것은 아니다”는 해명이다.

도대체 이 정도가 될 때까지 복지부는 뭘 하고 있었는지 이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복지부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혈액안전관리를 이유로 적십자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2007년부터 파격적인 혈액수가 인상을 단행한 장본인 아닌가. 당연히 인상 후 예상되는 수익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야 했다.

혈액수가 인상은 직원들의 성과급이나 상여금을 듬뿍 주라고 승낙해준 것이 아니다. 분명히 효율적이고 안전한 혈액안전관리가 그 이유다.

결국 복지부가 적십자사에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쌈짓돈을 제공한 꼴이 된 만큼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은 살기 어려워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이때 적십자사는 국민들의 피 같은 돈을 쌈짓돈으로 여겨 나눠먹기를 했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진다.

적십자사와 복지부는 국민 앞에 백배 사죄하고 실적평가급으로 나눠간 돈을 회수해 당장 안전한 혈액안전관리에 모두 투입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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