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희 의원^^^
보건복지부의 안일한 소송대응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약값 절감 기회가 수포로 돌아갔다.

만성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소송이 그것인데, 정부의 약제비 절감의지를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은 노바티스가 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약가인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

복지부장관이 "글리벡" 약값을 14% 직권 인하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것이다.

이 소송은 약값 절감뿐만 아니라 필수의약품에 대한 급여조정을 담당하는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위상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복지부는 사활을 걸고 소송에 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대응해 결과적으로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지적이다.

"글리벡" 소송사건을 정리하면 이렇다.

시민사회단체와 환자단체는 고가약제인 "글리벡"이 보험 등재이후 단 한번도 약가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최대 60% 이상의 약가를 인하해 달라고 2008년 복지부에 조정신청을 냈다.

복지부 산하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논란 끝에 비교약제인 "스프라이셀" 가격, FTA 시행에 따른 관세폐지, 환자본인부담금 축소, 고함량 제품 미도입 등 제반상황을 감안해 약가를 14%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고, 복지부장관은 2009년 9월15일 시행일자로 직권인하 고시했다.

그러나 노바티스는 "장관고시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고시 집행정지와 약가인하처분 취소소송으로 맞섰고, 하급심과 상급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약가인하 고시 집행정지도 법원이 받아들여 "글리벡" 약가는 고시 이전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송패소로 정부는 "글리벡" 약가인하에 따른 수백억원의 약값절감 기회를 놓쳤다.

실제 약가인하가 이뤄졌다면 2009년에는 9억원(773억원의 14%), 2010년에는 124억원(890억원의 14%)의 약값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2006~2010년 노바티스社의 글리벡 건강보험청구금액에 따르면 2006년 427억원(8위), 2007년 358억원(11억), 2008년 677억원(5위), 2009년 773억원(3위, 이중 14% 9억원), 2010년 890억원(2위, 이중 14% 124억원)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 1월 대법원에 넘겨져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상고심에서도 복지부가 패소한다면 "글리벡" 약가가 원상회복되는 것은 물론이고, 약가인하 결정한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권위도 실추되고 만다.

이 위원회는 2006년 약제비적정화방안의 일환으로 구성돼 필수의약품의 급여 적정여부와 가격 등을 논의해왔다.

슈퍼글리벡이라고 불리는 "스프라이셀" 가격결정, "글리벡" 약가인하 결정 등이 이 위원회를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법원이 위원회의 "글리벡" 가격인하 근거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권위 실추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유사한 송사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글리벡 관련한 고시 업무를 담당했고, 소송 준비한 보험약제과의 모 사무관은 현재, 노바티스사의 변호측인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것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최경희 의원은 "복지부는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결정과 장관의 직권인하 처분이 관철될 수 있도록 상고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결정이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화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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