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B양은 초경 후부터 지금까지 생리를 서너 달에 한 번 정도만 하는 편이다. 10대 때만 해도 주위 친구들은 귀찮은 생리를 매달 하지 않으니 좋겠다며 부러워했고, 자신도 불편을 느끼지 못해 지금까지 검진이나 치료를 받아본 적도 한 번도 없다.

그러나 비슷한 생리양상을 갖고 있던 사촌언니가 결혼 후 빨리 아기가 생기지 않아 마음 고생을 하는 것을 보고, 처음으로 생리불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다.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생활이 늘어나면서, 진로나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생리가 불규칙해 고민인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생리불순의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을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의 손효돈 위원(산부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손효돈 위원은 생리 불순에 대해 당장 큰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장기간 방치하면 생리불순의 원인에 따른 부인과 질환이 발생하거나 불임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생리주기가 너무 불규칙하거나 생리를 거르는 달이 많다면 반드시 산부인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고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젊은 여성에게서 기질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생리불순이 지속된다면 일단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배란 장애다.

즉, 한 달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난소에서 난자가 배출되지 않는 것이다. 배란 장애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것도 있지만, 갑상선이나 뇌하수체, 부신 등과 같은 내분비 질환, 인슐린 기능의 문제로 인한 당대사 장애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호르몬 불균형에 오래 노출된 자궁내막 역시 질병 발생의 가능성이 커지므로, 산부인과 진료로 생리불순의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고, 호르몬 불균형도 치료해 주는 것이 좋다.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치료 중 가장 간편한 방법은 피임약 복용이다. 먹는 피임약은 생리불순 외에도 생리량 과다, 심한 생리통, 생리전증후군처럼 생리 관련 질환의 치료에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한국 여성은 피임약에 대한 오해가 뿌리 깊어서 피임약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손 위원은 먹는 피임약도 산부인과 의사의 진료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잘 맞는 약을 선택하고 올바른 복용방법을 교육받으면, 피임약도 편안하게 장기복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손 위원은 또 생리 유도주사를 맞은 후 생리가 나오면 환자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를 진료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료 중단 후 다시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 지면 산부인과 방문이 일시적인 개선일 뿐 치료효과가 없다고 오해하는 여성도 많다.

그러나 알고 보면 생리 유도 주사는 치료의 시작이자 호르몬 검사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생리 유도 주사로 생리가 시작되면 그 후 피검사로 배란과 생리를 조절하는 호르몬의 불균형이 얼마나 심한지 확인해 호르몬치료의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 치료에 주로 이용되는 먹는 피임약은 종류가 많은 만큼 조금씩 특징이 다르다. 조성된 호르몬의 종류나 양의 차이에 의해 체중이 늘거나 줄어들 수 있고, 피부 문제를 개선해 주는 것이 있는가 하면, 용량이 매우 적은 대신 먹는 시간을 더 엄격히 지켜야 하는 것도 있다.

따라서, 건강상태나 피부, 체중, 생활 패턴 등을 고려해 산부인과 의사와의 상담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약을 선택하면 편안하게 치료 목적의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고혈압, 당뇨, 간염, 정맥혈전증 등이 있는 여성, 피임약을 처음으로 복용하는 여성이나 흡연 여성이라면, 반드시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 후 피임약의 종류 등 치료방법을 선택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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