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누리한의원 강문여 원장^^^
추석 상차림을 위해 마트에 들린 주부 지연희(37․가명)씨는 부침개를 붙일 때 쓸 좋은 기름을 찾느라고 한참을 망설인다. 식탐이 많은 아들 민준(8)이 때문이었다.

평소 먹성이 좋아 살이 찔 것을 우려했는데 얼마 전부터는 아이 아빠처럼 올챙이배가 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살을 빼라고 타박도 하고 밥도 조금 덜어내긴 했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것은 여전히 기름진 음식들.

쪼그마한 녀석이 자꾸 방귀를 뀌고 냄새까지 독해 걱정은 됐지만 별 것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넘어갔던 것이 화근이었다. 염소똥 처럼 동글동글한 변을 보는 일이 잦더니 어느 날에는 변비를 호소하는 것이었다.

아이의 병명은 바로 "식적(食積)". 개그맨 이수근이 걸려 잘 알려진 질환이기도 하다.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고 뭉쳐 생기는 병으로 비위의 기능 장애로 가슴이 답답하고 방귀를 자주 뀌고 트림을 하는 증상을 일컫는다.

아이에게도 "식적"이 있다는 말에 양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알고 보면 애나 어린이나 상관없이 육식과 패스트푸드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만들어낸 일종의 시대병이었던 셈이다.

소아전문 네트워크인 아이누리한의원 목동점 강문여 원장은 “어린 아이의 위장은 어른과 달리 소화능력이 약해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면 “방치하면 비만을 비롯해 아이들의 건강에 나쁜 질환이 속속 발생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라고 설명했다.

염소 똥과 같이 작고 동글한 변을 보고 냄새가 심하며, 장에서 나오는 독소로 인해 계란 썩는 듯 한 냄새가 입을 통해 나오거나, 가래, 콧물, 코막힘 등의 감기 증상이 동반된다. 심해질 경우 메스꺼움과 가슴 통증에 이어 구토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으며, 복통을 동반한 설사와 발열에 자칫하면 혈변도 나온다. 또 장에서 발생한 열이 신장을 자극해 요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강 원장에 따르면 식적을 예방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바로 잘못된 식사습관을 고쳐 몸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음식을 섭취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일일 음식 섭취량은 연령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000~1500cal가 적당하다.

추석음식의 칼로리를 따져보면 떡국의 경우 477㎉, 갈비찜은 350㎉, 완자전과 동태전은 5개에 150㎉, 식혜 한 그릇 120㎉, 약과가 135㎉다. 송편은 1개에 약 50㎉로 4~5개를 먹으면 밥 한 공기(300㎉)를 먹은 것과 똑같다. 녹두빈대떡 한 장이 200㎉에 가깝고, 잡채 1접시, 빈대떡 등도 300㎉에 달한다.
때문에 어머니들은 아이들을 위해 추석음식상에 특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송편이나 나물에는 가급적 참기름을 묻히지 않거나 적게 발라 칼로리를 낮춰야 한다.

튀기거나 구운 음식을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각종 전과 튀김은 기름을 바로 붓지 않고 코팅이 잘 된 팬에 솔로 기름을 고루 펴 바른 뒤 달궈 단시간에 조리하는 것이 좋고 생선구이 대신 조림이나 찜으로 바꾸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개인접시를 사용하게 해 아이가 자신이 먹은 음식을 기억하게 하고 식사 전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포만감을 주는 것도 좋다. 긴 연휴기간 가만히 앉아 TV나 컴퓨터에만 몰두하게 하기보다는 놀이나 산책을 하거나 얘기를 많이 하게 하는 것이 또 하나의 방법.

강 원장은 “한의학에서 식적의 대부분의 원인은 비위의 운화기능의 장애에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한약치료와 침․뜸 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자칫 긴장이 풀릴 수 있는 추석, 무엇보다 과식을 하지 않고 밤늦게 시간에 음식을 섭취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도움말;아이누리한의원 목동점 강문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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