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체의 리베이트 살포가 가관이 아니다. 언론이 수시로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까지 나서 근절을 해보겠다고 난리법석을 떨지만 몇 일만 지나면 원점으로 회귀다.

제약사가 의료기관 및 약국 등에 뿌리는 리베이트는 고질병이 되다 못해 영원히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된지도 오래됐다.

알고도 눈감고, 신고하면 피해가고, 근절을 선포하는 제약사는 앞장서 리베이트를 뿌리고 있고, 처벌은 솜방망이 보다 못해 안하는 것보다 못한 꼴이 됐다.

왜 그럴까. 그것은 제약협회가 앞으로는 근절을 외치지만 뒤로는 내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고양이 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 된 것이다. 제 식구 감싸기 바쁘고, 문제가 터지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야 하며, 제약협회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이유로 이제라도 두 손들고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받은 공정경쟁 감시기능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

3살 어린 아이가 봐도 알만한 리베이트 장난은 정부나 제약협회가 목이 쉬도록 외치지만 조금도 변한 것이 없으며 오히려 더 지능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제약협회는 지난 2월 13일 제약회사가 의사나 약사에게 약품 구입 대가로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감시하는 업계의 내부고발 제도를 도입한바 있다.

이날 제약협회 사무실에서 제약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공정경쟁준수위원회"가 발족됐다. 제약업계 차원에서 내부고발 시스템이 정식 가동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큰 기대를 갖게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고 기우였다. 어준선 제약협회 이사장이 몸담은 안국제약이 의사들에게 골프접대를 하다 발각돼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얼마나 웃긴 일인가.

보통 공정경쟁준수위원회에 접수가 들어오면 실무팀의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이후 불공정행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경징계라 하더라도 1,000만원 이하의 협회발전기금, 협회활동 제한, 정부 훈포상추천 제외, 정부 특별조사대상 우선지정 등의 불이익이 주어진다.

여기에 중징계의 경우 1억 이하의 위약금 또는 관계당국 고발, 제명으로 정했으며, 비 회원사의 고발사항은 보건의료분야 투명사회실천협의회에 이첩된다.

공정경쟁준수위원회는 제약사들에게 ▲대학병원 등의 발전기금 지원 ▲공정경쟁규약 범위를 벗어난 국내외 학회지원 ▲제약사의 의약단체 개별지원 ▲시장선점을 위한 과도한 랜딩비와 처방사례비 ▲시행의무 이외 의약품의 시판후 조사(PMS)를 통한 지원 등을 최우선 근절과제로 선정해 신고접수를 받는 다는 계획을 알려었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터진 몇 건의 리베이트 사건들을 보노라면 공정경쟁준수위원회의 기능은 무용지물이 됐음이 분명하다.

일례를 보면 제보자들의 대부분이 공정경쟁준수위원회 보다는 방송을 먼저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달리 생각하면 공정경쟁준수위원회에 제보하면 큰 효과가 없더라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제약협회가 "유통부조리신고센터" 단독 타이틀로 출범하려 했다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지적에 따라 센터 내에 공정경쟁준수위원회를 만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가만히 앉아 제보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집중적인 단속 및 홍보를 통해 이를 해소하는데 앞장서야 했다.

이런 노력도 없이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질때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 뒤에 숨어 기생하는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살포 배짱만 키워주는 꼴이 됐다.

이번에 D제약 한 간부가 방송에 나와 "이런 행위가 모든 제약회사들이 다 하는 것"이라고 폭로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래서도 안되고, 이 대로 두어서도 안된다. 제약협회는 회원사들의 리베이트 척결의지가 없음이 증명됐고, 정부도 귀한 시간을 할애해 투명유통을 부르짖어봐야 소 귀에 경 읽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널뛰기를 반복하듯 의약품 판매와 관련한 제약회사 리베이트 문제는 일벌백계를 목적으로 중형으로 다스리지 않는 한 근절은 요원 할 것이다.

지금도 리베이를 무차별적으로 뿌려대는 제약사들이 많을 것이다. 건전한 경쟁을 통한 유통투명을 안착시켜 의약사들에게 뿌리는 리베이트를 국민을 위한 약값 인하에 앞장서려는 제약사들의 진정한 모습을 보고 싶다.

조만간 또 양심선언 할 영업사원이 나올 것이고 그 파장은 더 커질 것이다. 그런 것을 지켜보며 주는대로 받아 먹는 의,약사들도 대오각성하기를 촉구한다. 당신들이 이 문제의 원흉이라는 오명의 타이틀을 스스로 떼야 진정한 이 사회의 엘리트 집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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