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리베이트 살포 전횡에 대한 고발 및 폭로가 내부고발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면서 요즘 제약업계는 조직관리에 비상이 결렸다.

특히 최근의 실례로 볼 때 내부고발자들의 경우 회사에 불만을 품고 퇴사하면서 리베이트 살포라는 치명적 상처를 건드림으로써 앙갚음을 하는 형태를 띠고 있어 제약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는 누구의 제보가 아니라 최근 제약협회에 고발된 A사와 방송에 보도된 K사의 경우를 보면 그동안 제약협회가 줄곧 외쳐온 리베이트 근절 운동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정부까지 나서 리베이트 근절 등 의약품 유통투명화를 외쳐왔지만 결국 뒷전에서는 "너는 떠들어봐라"는 식으로 꾸준히 리베이트 등을 살포 해 왔음이 이번에 적나라 하게 드러났다.

그런데 웃기는 현상은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다시는 리베이트 등을 살포하지 않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재수 없어 걸렸다" "내부 단속 철저"라는 이상한 방향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제약협회장이 관여하고 있는 제약사 조차 이번에 골프접대 사건에 휘말리면서 "너는 하는데 우리는 못하겠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부분 제약사들이 조직 정비나 인원 구조 조정에 크게 망설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즉 리베이트 등을 살포해야하는 부서의 조직을 더 공고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재수 없어 걸려 후회하는 것 보다 조직을 더 공고히 함으로써 내부고발이라는 재발을 막겠다는 발상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까지의 리베이트 사건의 상당수는 불만을 갖고 퇴사한 직원들의 고발로 촉발된 것이다. 때문에 각 제약사들은 리베이트를 뿌리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나 관리를 다른 직원들에 비해 신경을 기우려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상위권 제약사의 경우 조직관리가 상대적으로 탄탄해 내부 고발에 의한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는 반면 중소 제약사들에서는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A사의 경우 직원이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가 회사 감사실로부터 지적을 받고 카드 사용한도가 줄어들자 곧바로 퇴사하면서 고발한 경우며, K사는 회사 처방의약품 비중을 높이기 위해 이 분야 영업에 밝은 인물을 영해, 사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의견차가 내부고발 형태로 진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찌보면 단순한 것 같지만 문제가 불거지면 관련 회사는 치명상을 입게된다. 때문에 최근의 현상들로 인해 경영진들이 문제가 있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회사 전체의 비리적 행태를 입증해 줄 수 있는 자료에 접근 가능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할 말 조차 못하는 이상한 풍토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리베이트는 비정상적인 회사구조로 변화하는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제약사들로서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 어떤 해결책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리베이트를 받기위해 주머니를 벌리고 있는 쪽이 있는데다, 제약사들의 성장은 곧 살포하는 리베이트 액수와 비례한다고 철칙처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베이트 근절은 받는 쪽에서 깨끗하게 거절하겠다고 천명한 후 정당하고 객관적 기준에 맞춰 약을 처방하는 풍토가 뿌리내려야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 아무리 제약협회가 앞장서 리베이트를 건네지 말라고 목이터저라 외쳐도 그것은 소귀에 경읽기 식이다.

우리는 고질병처럼 재발하고 있는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선에서의 리베이트 양성화를 제안한바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약사들은 리베이트의 회오리에 휘말려 신성장동력의 에너지를 잃게된다. 또 국민들로부터 약가거품의 원흉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게돼 국내 제약사의 약을 불신하는 골이 악화될 수 있다.

제발 정부, 제약사, 도매, 의사, 약사 등이 머리를 맞대고 리베이트를 척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하루 속히 찾아 낼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일단 면피부터 하고 보자는 식으로 내부단속만 한다면 그것은 결코 제약산업을 발전으로 이끄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언제까지 리베이트를 척결하겠다는 공허한 헛 구호만 외치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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