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파우더 석면 파동이 의약품, 화장품은 물론 냉장고, 세탁기, 자전거, 오토바이, 복사지 등 거의 모든 일상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성분(탈크)의 위험성을 떠나 이참에 정부의 대대적인 석면으로부터의 안전조치가 강구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사용됐을지라도 관련 제품을 부수거나 태우는 등 폐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석면이 공기 중으로 흩어져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은 물론, 시민, 정치권, 언론 할 것 없이 연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직무유기와 무능을 질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식약청이 문제점을 알고도 5년이나 방치했기 때문에 직무유기를 떠나 범죄적 수준에서 다뤄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까지 나온다. 식약청으로서는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야 하며 이들의 지적을 달게 받아야 한다.

오죽하면 국민들이 이러겠는가. 물론 식약청의 업무성격상 문제만 불거지면 사회적 지탄을 받아야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 보니 국민들이 식약청을 믿을 수 없다며 매질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포르말린 골뱅이가 그랬고, PPA성분 감기약이 그랬고, 새우깡 생쥐머리가 그랬고, 멜라민 파동이 그랬다. 그때마다 식약청은 "사후약방문" 대처에서 예방적 사전 관리로 바꾸겠다고 목소리를높였다. 그런데 이번 파동을 보면서 그런 약속은 또 공염불이 됐다. 식약청의 불감증이 중병에 결려도 단단히 걸렸다

물론 식약청이 언론에 회자되면 좋은 일보다는 "뭔가는 터졌구나"하는 불안감이 먼저 엄습해 온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지난 정부서 식약청 폐지 문제가 거론됐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논란이 되다가 벼랑끝에서 겨우 회생했다.

이 때문에 현 정부는 윤여표 식약청장을 임명하고 사후약방문식 대처에서 예방적 사전 관리로 식약청이 변신해 줄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3월초에 취임한 윤 청장은 이런 국민적 불만을 해소하고자 위해예방정책관실을 강화해 위해식품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위해사범 중앙수사단을 구성해 위해식품과 관련한 단속을 상시적으로 벌이고 있다. 매우 잘 한 일이며 앞으로도 지속돼야 할 정책이다.

그렇다면 지금 식약청이 해야할 일은 이 문제가 국민의 피해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그 첫번째가 석면 함유 제품의 리콜을 깨끗이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것도 원칙이 없는 리콜이 아니라 기준을 두고 철저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지금 베이비파우더 석면 파동 이후 석면 함유 제품의 리콜이 원칙 없이 이뤄지는 등 사후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식약청의 신뢰는 더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식약청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인력이 없다는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다른 부서의 인원을 일시적으로라도 충원받아서 이 문제의 완벽한 해결에 총력을 기우려야 한다.

당장 밖을 나가보라, 당국의 통제가 없이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보니 관련 제품의 반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또 다시 불편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디 가서 반품할 수 있느냐" 는 등 리콜 방법에 대해서도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제대로 리콜을 해주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곳곳서 나오고 있다. 당장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관련 규정을 만들어 없어 식약청이 업체에 환불이나 교환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혹시 "이러다가 말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오산이다. 지금까지 여러 문제들이 초반에는 활화산처럼 들끓었다가 다른 사건이 터지면 순식간에 옛일이 돼 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위한 특단의 대책을 식약청 스스로가 마련해야한다.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식약청의 180도 자세 전환을 촉구하고 될 수 있으면 언론의 지적사항을 그때 그때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당부한다. 식약청의 관리부제로 나타나는 문제점은 피하려고만 하면 꼭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스스로 찾아낼 수 없는 사안은 즉각적인 대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지는 수차에 걸쳐 정수기 및 이온수기의 문제점을 보도했었다. 그 문제를 스스로 인정하고 식약청이 팜플릿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것은 몇년이 걸렸다. 그것도 팜플릿만 배부했지 여전히 똑같은 수법으로 판매하고 있음에도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본지는 또다시 한방의료에서 사용하는 침에 납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어쩌면 석면 파우다 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지금 여론의 중심에서 비켜서 있을 뿐이다.

식약청은 이 문제가 더 불거지기전에 합당한 조치를 내놓기를 당부한다. 제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식약청이 하루빨리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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