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강보험에 대한 대형 다국적제약사들의 독식을 막고 국내 중소제약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분병 처방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건강보험 약가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국적제약사 업체당 지난해 평균 약가청구금액이 934억원으로 국내사보다 622억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러한 청구금액 상승은 최근 4년간 국내 업체의 보험약가 청구액이 234억원에서 312억원으로 78억원 늘어난 데 비해 다국적제약사는 643억원에서 934억원으로 291억원이나 늘어, 매출 증가가 4배 이상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1,000억원 이상 약가를 청구한 제약사의 경우 4년간 8개로 늘어났으며, 2007년 현재 1억원 이상 약가를 청구한 업체는 총 247개 업체다.

2007년 한 해 동안 국내업체는 220개소, 다국적제약사는 27개소가 청구한 9조3,759억원 중 국내 업체는 6조8,535억원, 다국적제약사 2조5,224억원이다.이를 업체당 평균으로 환산하면 다국적제약사가 934억원을 청구해 국내업체의 312억원보다 50%(622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보험 약가청구 상위 30개 품목 현황에서도 다국적제약사 17곳이 7,776억원을 청구한 반면, 국내제약 13곳이 4,553억원을 청구해 다국적제약사 점유율이 63%에 달하는 등 약진이 월등하다.

품목당 평균청구금액도 국내 약품은 350억원인 반면, 다국적제약사 약품은 457억원으로 국내 약품보다 107억원이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대형제약업체 성장이 눈에 띄는 반면 중소규모 업체는 반대로 성장률의 저조로 약가청구금액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여 전체적인 시장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청구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는 업체가 최근 4년간 16곳에서 24곳으로 늘어났는데 국내업체가 6개, 다국적제약사는 2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구액 500억 미만인 업체는 68곳에서 76곳으로 수치상 증가는 했지만 평균 청구금액은 오히려 245억원에서 230억원으로 줄었다.

이밖에도 약가 청구금액이 100억원 미만인 업체도 106곳에서 113곳으로 늘었지만 이 역시 평균 청구금액은 4억원이 하락했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도 100억원 미만은 업체의 평균 약가청구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100억원 미만 업체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박 의원은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세계적인 특허와 시장지배력을 가진 다국적 제약사의 공세로 기술력과 자본에 취약한 중소제약업체의 고충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시장개방 시대에 중소 제약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R&D 지원을 강화하고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사실상 대형 다국적제약사 주머니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며 "성분명 처방제도의 확대 등 중소 제약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오리지널약에 맞설 수 있는 우수한 카피의약품 생산으로 시장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