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게 "도전과 열정"의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박카스와 함께하는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한 여대생이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저체온증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행사진행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주최한 동아제약은 11회 대회인 만큼 10회 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 때문에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이번 사고는 향후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사고의 위험성을 예고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행사진행에 수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대생이 사망한 이날은 낮 최고 기온이 36도를 넘어섰으며 이로인해 이 지역(경주 산내면 신원리)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예년에 비해 유달리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때 주최측은 이런 문제점을 간파했어야 했다.

경찰조사 결과 숨진 서양은 일행 140여명과 이날 경북 청도군을 출발해 경주 산내의 숙소로 약 20㎞를 행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찜통 더위에서의 20㎞ 행진은 철저한 훈련으로 무장된 군인들에게도 고달픈 코스다.

이런 날씨에 행군이나 장거리 도보를 해 본 경험이 없는 여대생들이 행진을 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때문에 주최측은 당연히 날씨와 대학생들의 건강상태, 구급차와 의사, 간호사 등의 필 수 항목을 체크 했어야 한다. 이는 비록 더위에 지쳐 쓰러지더라도 빠른 응급조치와 신속한 이송이 이뤄질 경우 사망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쓰러진 여대생은 구급차로 경주의 한 병원으로 옮긴지 2시간만에 숨졌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번 사고는 행사를 주최한 동아제약의 책임이 크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경험으로 삼는다면 국토대장정의 프로그램을 무더운 여름 방학때가 아닌 겨울방학으로 옮기던지 아니면 구간 진행 거리를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

또한 이와 병행해 국토대장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건강검진을 필수적으로 시행해 허약체질이거나 등산 등의 경험이 없는 학생들의 경우는 행사 참여를 배제하는 것이 옳다. 물론 대학생들에게 "도전과 열정"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특별히 분리해서는 안도리 것이다. 그러나 "도전과 열정"의 기회 제공에 앞서 인간의 생명이 더 고귀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첨언하건데 동아제약이 대학생 국토대장정의 슬로건을 "박카스와 함께하는 대학생 국토대장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특정 제품의 홍보에 치중한 나머지 강행군을 자처했다면 이번 기회에 제품 홍보보다는 순수하게 대학생들에게 "도전과 열정"의 문화코드로 자리잡도록 배려해야 한다.

즉 "도전과 열정"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순수한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보다 수일이 더 걸리더라도 안전한 행진을 선택해야한다고 본다. 그것은 "박카스와 함께하는 대학생 국토대장정"이 과연 목숨을 걸고 해야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사망자의 발에서 터진 물집들을 보면서 "날씨가 더운데다 기온이 많이 올라가서 걸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며 무리한 행진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흥분하고 있다.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서도 동아제약측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한번 돌아보는 행사가 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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