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보다는 음료회사나 하라"는 핀잔을 받기까지 했던 광동제약이 이번에는 두 얼굴을 가진 기업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이는 최수부 회장의 "최씨 고집"을 비웃기라도 하듯 돈을 벌기 위해서는 적당히 법을 어겨도 된다는 비 도덕적행위가 심심찮게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약사라는 것 때문에 "비타500"이나 "옥수수 수염차"가 의약품으로 오인돼 판매되기도 하는 등의 상대적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여전히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제약기업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덕성마저 망각한 기업이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광동제약은 이러한 부도덕성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70%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비타500"을 성공 브랜드로 고착화 시켰으며, 지난 2006년 7월 출시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광동 옥수수수염차" 역시 성공의 반열에 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적 안착에는 소비자를 기만한 사례가 분명히 뒷받침 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서울환경연합은 광동제약의 비타500을 비롯한 기능성 음료 8종에서 방부제인 안식향나트륨이 유럽연합(EU)의 기준치인 "150㎎/㎏"을 넘어섰다고 지적한바 있다.

당시 비타민음료 회사들은 사과 40개 혹은 레몬 20개에서 얻는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다는 문구를 강조하면서 판매에 열을 올렸다. 광고를 보면 이들 과일에서 직접 추출한 것처럼 생각 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비타민의 용량을 과일과 단순 비교한 것일 뿐 음료 속 비타민은 생화학 적으로 합성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비타민 음료를 질병 치료의 목적이나 효능 및 효과가 있는 의약품처럼 과대광고 하는 것은 식품위생법에 위배 될 수 있다며, 실제로 과일을 함유하지 않고도 특정과일의 이미지를 병 혹은 광고 속에 사용한 업체를 적발했으며, 광동제약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광동제약은 비타 500의 이런 문제를 한 순간에 뒤집기 위해 무방부제·무카페인 선언을 하면서 대대적인 광고와 인기를 앞세워 이같은 문제를 희석시켜버렸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 1억5,000만병을 기록하며 차음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광동 옥수수 수염차"도 별다를바 없다.

광동제약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옥수수수염차는 단순한 갈증해소 뿐만 아니라 몸에 유익한 옥수수수염까지 섭취할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광동제약의 선전과는 달리 옥수수수염차는 콩팥 질환자들에겐 극히 치명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인 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김영훈 교수는 “옥수수 수염차가 만성 콩팥병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만성 콩팥병 환자는 이를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조원용 교수도 “옥수수 수염으로 만든 차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지만 일반인도 많이 마시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반인들도 자신도 모르게 병을 키우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뇨제 성분이 불특정 다수에게 좋은 것으로만 선전돼 걱정스럽다”며 “옥수수 수염차와 만성 콩팥병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동제약은 "몸에 유익한 옥수수수염까지 섭취할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고 광고할 욕심이라면, 조금만 더 신경써 복용후 나타 날 수 있는 부작용(문제점) 등을 세밀히 관찰했다면 비 도덕적 기업이라는 오명은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역시 "옥수수수염차의 인기"에 가려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여전히 잘 팔려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광동제약은 일반 음료회사와는 분명히 다르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선봉에 선 제약회사다. 제품의 자랑에 앞서 복용(섭취)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등 문제점에 대해서는 어느 기업보다 양심적이어야 하고 국민건강을 위하는 편에 서야한다.

소비자들은 광동제약의 광고를 믿고 옥수수수염차를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맛"과 "건강" 두 가지를 잡을 수 있다는 큰 기대심리로 제품을 구입한다. 웰빙음료처럼 생각했던 옥수수수염차에는 비타민c, 탄산수소나트륨, 효소처리 스테비아, 글리신, 합성착향료(현미향), 복합오렌지항금추출물 등이 들어 있다.

물론 단맛을 내는 효소처리 스테비아와 같이 천연첨가물도 들어 있지만, 탄산수소나트륨, 글리신 등 화학첨가물도 들어있다. 더욱이 식품유형 옆에는 현미향을 내는 합성착향료라고 표시돼 있다. 특히 원재료명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글리신, 탄산수소나트륨, 복합오렌지황금추출물 등이 들어 있음에도 이것이 화학첨가물인지 아는 소비자는 드물다.

"비타500"과 "광동옥수수 수염차"는 그렇다 치고 광동제약은 의약품까지 사실과 다르게 둔갑판매한 혐의가 드러나 또 다시 국민건강을 위해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이는 충격적이다 못해 얼마나 광동제약이 비 도덕적 기업인지를 다시한번 입증하는 꼴이됐다.

대한약사회는 3일 비만 치료제로 허가 받지 않은 의약품을 비만 치료제로 속여, 허위 광고하고 영업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광동제약 등 3개사를 무허가 의약품 판매행위 및 허위 과장광고 혐의로 식약청에 고발하고 엄중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제약사들은 자사 처방의약품 생산 품목리스트 홍보책자에 "간질치료제는 식욕억제제"로, "당뇨병약과 감기약은 열생성촉진 및 지방분해 치료제"로 버젓이 등재해 영업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약사회는 이러한 부도덕한 제약회사들에 대해 단순 허위 광고로 처리해 실효성 없는 행정처분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반드시 사법처리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판단아래 식약청에 이같은 사실을 고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허가 과정부터 엄격한 과학적 검증절차를 거쳐 효능·효과 함량 및 부작용 등이 결정되는 의약품에 대해 기본적인 허가 범위를 의도적으로 벗어나 판매하는 행위는 제약기업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덕성마저 저버린 심각한 국민건강 위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국내 정상급 제약사들이 이러한 행위를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느 불량의약품 유통행위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광동제약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이다. 어느 기업보다 진실해야하고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그럼에도 광동제약의 최수부 회장은 대한경영학회의 "2008 경영자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경영학회는 한방감기약 "광동탕"과 동의보감 처방의 "우황청심원"으로 광동제약을 국민 기업으로 우뚝 세운데 이어, 마시는 비타민C "비타500"으로 건강음료 시장 선두자리를 꿰차고, "광동 옥수수 수염차"로 지난해말까지 누적 판매량 1억5000만병을 기록하며 차음료 시장도 석권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매년 매출액의 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치켜세웠다. 물론 경영자 대상을 수상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상을 수상하려면 적으도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이러한 일련의 비 도덕적인 행위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혹시 법을 어겨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최씨 고집의 경영철학이라면 언제가는 그 부메랑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광동제약은 이 참에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메디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