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요법으로 말기 암 환자들로부터 수억원의 치료비를 받은 한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된지 꼭 한달만에 이번에는 서울 강남의 유명 한의원 이름으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가 억대 넘게 팔려 나간 사건이 터졌다.

더욱이 대한한의사협회가 최근 일부 지역 수사기관에서 한방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약 이외의 성분을 포함해 한약을 조제하는 행위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회원들의 주의를 촉구한 이후 이같은 사건이 발생해 한의협의 말발이 회원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한의사들의 이런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으며, 알으로도 또 재발할 수 있는 휴화산 같은 존재로 남아 있다.

그 첫번째 원인은 한의사가 의사라는 본분 보다는 한약에 너무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보험수가가 현실화 되지 않아 보약 등을 처방하지 않으면 한의원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너무 약장사로 치우치다보면 결국 이런 유형의 시건이 터지고 마는 것임을 명심해야한다.

우리는 의료 광고 규제가 완화되면서 연일 신문지상을 도배질 하듯 하는 한의원의 광고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광고들이 광고심의필을 받았는지 의아해 했었다.

그 결과는 이번 사건과 같은 파렴치 한의사를 탄생시켰고 누군가는 또 다시 이런 수법으로 한 몫 잡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본다.

한의원들의 광고를 보면 못고치는 병이 없을 정도며, 대부분 치료기법 보다는 약 선전에 가깝다. 000환, 000보, 000기 등 그럴싸한 이름을 단 약재들이 마치 불치의 병이라도 고쳐 줄것처럼 우회적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의료 광고의 규제 완화는 엄격히 따지면 의료기관이나 의술을 공개함으로써 소바자의 선택 폭을 넓혀주자는 것이지 약 선전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둘째는 한약에 너무 치우치다보면 조제와 제조를 혼돈한다는 것이다.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조제하는 한약은 한방원리에 따라 처방조제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것이 인기 품목이 되거나 수요가 많아지면 이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번 보도를 보면 서울 구로구의 한 의료기기 사무실에서 직원 대여섯명이 전화영업을 통해 유명 한의원이 만들었다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영업사원 1인당 수천여정 씩 지난 5개월동안 1억원 어치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의사의 단순 조제를 넘어서 제약회사에 버금가는 제조를 한 것이나 다름 없다.

우리가 알기로는 현재 일부 한의원 등에서는 고가의 한약인 00단, 00한 등을 조제해 처방보다는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행위는 처방이 아닌 판매가 됨으로써 엄격히 따진다면 위법이다.

바로 이러한 행위들이 이번 사건과 같이 한 몫 잡을 속샘으로 중국산 비아그라로 추정되는 물질과 알 수 없는 성분을 섞어 가짜 한방비아그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한약재의 가짜는 큰 위험을 초래할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부작용 피해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한의원이 겨우 한다는 이야기가 복용량을 반으로 줄이라는 것 정도였다. 이러니 누가 한약을 믿겠는가.

따라서 한의협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의계 전체가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다시는 이런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해야하며, 한약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성심성의것 답변하도록 회원 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렇지않고는 한약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게되며 결국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게된다. 무엇보다 현재의 광고에 대해서는 보다 세밀하고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의원마다 한의사마다 같은 질병에 사용하는 약재의 이름이 서로 다르니 문제가 터지면 그에 대처할 수 있는 아무런 방책이 없다. 비록 한약이 양약에 비해 과학적이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체계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한의계가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 처방조제 한약에 "다른 성분" 포함 여부를 조사 중인 수사기관의 내사 착수를 놓고 의료계를 곱지않는 시선으로 봤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남의 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집안 단속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20여년간 수지침을 핍박해왔던 한의계가 지금 환골탈퇴하지 않으면 600년 숭례문이 한순간에 소실돼 버리듯 5천년 한의학도 의료계의 등살에 순식간에 허물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머리속에 각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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