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해 우리나라 유방암 관련 임상자료를 토대로 "카스파제8 유전자(Caspase 8 gene)"의 변형이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유근영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강대희, 노동영 교수,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는 영국 세필드대학 연구진이 주도하고 전 세계 20개국의 연구진이 참가한 "국제 유방암 연구 컨소시엄"에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참여,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새로운 유전자 규명에 기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방암 억제 유전자로 확인된 카스파제8 유전자는 인체에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유전자지만,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아 그 변종으로 알려진 변형(變形)의 형태로 지니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럽인의 약 25%가 카스파제8 변형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며, 이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약 10%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 일생동안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여성 9명중 1명인데, 이 변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정도의 유방암 발생 위험이 1/10 줄어드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유방암 관련 유전자 규명에 관한 연구가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BRCA1, BRCA2 등 유방암 발생 유전자 이외에 새로운 유전자를 확인하는 데는 그다지 큰 성과가 없었다.

이번 유전자의 암발생 억제 기능은 유방암 환자에게 당장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지 않겠지만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카스파제8 변형 유전자의 기능과 유방암 발생의 경로 규명 및 이를 표적으로 한 암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국내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국내 사례를 모아 대규모 역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주제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약 50편 정도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역학자료가 세계 최고 수준의 Nature Genetics(IF 25.797)에 처음으로 실렸다는 데에도 추가적인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카스파제8 변형 유전자가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A common coding variant in CASP8 is associated with breast cancer risk)라는 제목으로 Nature Genetics 2007년도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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