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재정 파탄을 겪은지 얼마나 됐다고 또 적자 이야기가 나오는가. 도대체 운용을 어떻게 했으며 재원 마련방안을 어떻게 짠 것이기에 이 모양 이 꼴이 됐는가.

지난 2002년 이후 정부는 매년 3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어 겨우 흑자를 만든 지 4년 만에 또다시 적자로 간다고 한다면 무조건 운용의 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수입과 지출을 내 팽게친채 오로지 인기영합의 씀씀이에 골몰한 결과이며, 수장의 행정적 경험이 없는 아마츄어리즘의 전형적인 결과물이다.

즉 재원 마련 보다는 책상에 앉아 탁상공론식으로 쓸곳 부터 먼저 늘렸기 때문이다. 곳간에는 쌀이 얼마나 있지도 모른채 동네 잔치를 벌인 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올 상반기 건강보험 지급액은 10조3,839억원인 반면 보험료 총액은 9조6,174억원에 그쳐 7,665억원을 더 쓴 것이다.

이 경우 하반기에는 입원 환자 식대, 양전자방출촬영장치(PET) 보험 적용, 암환자 건강보험 지원 비율 인상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2,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정부는 예전처럼 담뱃값 인상으로 이런 적자폭을 메워보겠다는 얄팤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위험한 것이다. 정상적인 재정마련이 아닌 꼼수를 부리면 항상 불상사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어디 그뿐인가. 정부는 담뱃값 인상으로 올해 1,450억원, 내년 3,570억원이 추가로 건강보험에 투입될 것을 가정하고 지출 계획을 짰다. 이게 너무 국민을 너무 쉽게 본 권위주의 아니고 뭔가.

정부는 그것도 모자라 지난해 7월 총 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비율을 61%에서 2008년 71.5%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1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한 계획이었지만 당시 정부와 여당은 건강보험 흑자분으로 일부를 충당하고, 보험료도 올리겠다며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결과는 두 가지 계획 모두 아니올시다가 됐다. 담뱃값 인상도 불투명한데다 올해 인상 계획이었던 건강 보험료 6.8% 방안도 3.9%에 그쳤다. 남아 있는 자금도 올해 안에 바닥이 난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져 왔는가. 복지부는 "보험료 인상이 여의치않아서"라고 하겠지만 건보 재정의 적자 균열은 지난해부터 기준 없이 내놓은 잇따른 보장성 강화 방안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형태로 연금을 운용하다가는 불과 얼마안가서 파탄이 아니라 정부가 메우기도 힘든 최악의 적자를 맞게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민들은 "재정 위기가 또 오는 것인가"라며 걱정하고 있다. 그저 안이하게 보험료와 담배값을 올리면 되고 모자라면 국고 가져다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알려진대로 정부는 1조원대였던 지원금을 2001년 2조6,000억원으로, 2002년 3조원으로 늘려 적자를 메워줬다. 따지고 보면 아랫돌 빼서 웃돌괴기가 아닌가. 모두 국민의 피땀인데 말이다.

이제 공단도 방만한 운용을 줄이고 몸집도 줄여야 한다. 또한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 파악에 사할을 걸어야 한다.

밑바진 독에 국민들은 죽으라고 불을 붓고 있는데 복지부와 공단은 생색내기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 제발 뒷간의 독을 보고 씀씀이를 늘려 줄것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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