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항암제들은 모든 암세포를 죽여야 한다는 개념에서 개발되어 암 치료에 이용되어 왔다. 그런데 항암제는 정상세포에도 작용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며, 계속적인 투여시 암세포가 항암제에 대해 내성이 생겨 효과가 지속되지 못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또 암 치유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항암제가 계속 계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흔한 위암, 간암 등을 비롯한 여러 암에 대한 항암제의 효과는 아직도 불만족스럽고, 전체적인 암 치유율 역시 우리 기대에 못 미치는게 현실이다. 더구나 수술적 제거가 불가능한 암을 완치시키기는 매우 힘들다는 것이 현대 의학의 분명한 한계다.

그러나 암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은 분자생물학적 방법이 암 치료에 응용되면서부터 매우 구체화되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개념의 암 치료제가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암세포의 생물학적 활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생명의 연장이 가능하다. 생존 기간을 증가시키는 면에서 볼 때 기존의 항암제는 연명(延命)이 연고(延苦)로 이어지기도 하였으나, 새로운 항암제는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삶의 질을 유지하며 연명이 가능하다. 즉 건강한 나날의 연장이 가능하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서 자기 수명을 다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더라도 조절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듯이, 암을 가지고 있더라도 암세포의 활성을 억제하여 더 이상 증식하지 못하도록 암의 진행을 차단하면, 암으로 금방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암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세기 암 치료의 목표는 모든 암세포를 죽여야 한다는 의미의 암과의 전쟁(fighting against, cancer)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암을 가지고 있더라도 암의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더 이상의 진행을 차단하여,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자기수명을 다하며 살 수 있는 암과의 공존(living with cancer)이 21세기의 암 치료 개념으로 새로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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