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의 큰 별로 일컬어지는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홍순봉 의장(65, 국제동양의학회 회장)이 지난 11일 오후 7시3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훤칠한 신장, 시원스런 언변,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품성은 한의계의 많은 후배들에 귀감이 됐음에 한의계 전체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의협은 일단 고인의 영결식을 "대한한의사협회 장"으로 거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국립암센터에서 암 진단을 받았으며, 투병 중에도 주변 지인들에게 "걱정하지 마라"고 오히려 위안할 정도의 의연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병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끝내 영면의 길로 접어들었다.

고인은 1941년 경북 청송에서 출생, 부산가야 고등학교를 거쳐 지난 63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12기로 졸업했다.

부산진구에서 보성한의원을 개설한 고인은 1967년부터 72년까지 부산진구한의사회 부회장을 5년간 역임하며 한의계 회무에 몸을 던졌다. 이후 1978년까지 부산진구한의사회장을 맡아 혼탁한 의료질서를 바로 세우는데더 심혈을 기울였다.

1978년 부산시한의사회 부회장(6년), 1984년 부산시한의사회장(4년)을 거쳐 1988년엔 부산시한의사회 대의원총회 초대의장을 역임하며, 한의계의 회의문화 선진화를 정착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1990년부터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을 맡아(7회연임) 13년동안 대의원총회의 토론문화를 확립시켰으며, 회의 진행의 달인이라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완충역할에 남다는 실력을 보였다.

때로는 선배로서, 때로는 동료로서 대의원들을 대하고 다독거리며, 개인보다는 단체의 중요성을 설파 "발언하기에 앞서 한 번더 생각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의식을 일깨우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 2003년엔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된 제12회 국제동양의학회(ISOM) 이사회에서 회장에 피선된 이후 2005년 10월 대구에서 개최된 제13회 국제동양의학 학술대회(ICOM)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고인의 이같은 능력을 높이 평가한 ISOM 이사국은 고인을 ISOM회장에 연임시켰다.

또한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때에는 선수촌병원내 한방진료실의 성공적 운영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한의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민간외교 역할로서 국제 우호증진에 기여한 바 있다.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배 한의사들은 "한의계를 위해 한 일도 많지만 앞으로도 할 일이 많으신데 끝내 생의 고삐를 놓으신게 꿈같이 들린다"면서 "저 세상에 가시더라도 한의계의 앞날을 걱정 하실 분"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의 빈소는 빈소는 부산 동의의료원 장례식장 1층 특1호(051-866-3757)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월 15일(일) 오전 7시에 대한한의사협회 장으로 거행된다.장지는 경남 양산시 석재공원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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