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수명을 최장 10배까지 연장시키는 노화조절물질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백융기 교수팀은 최근 "다우몬"이라는 노화조절페로몬을 세계 최초로 발견 미국 등 23개국에 물질특허를 출원했다고 3일 밝혔다.

선충은 길이 1mm의 가는 실 형태로 지구상에서 단일종으로는 가장 많은 동물이다. 소나무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도 같은 종이다.

백 교수팀은 선충 몸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다우몬을 프로테오믹스 연구에 활용되는 액상크로마토그라피와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여러 단계에 걸쳐 순수 분리하고, 돌연변이 선충들을 대상으로한 유전학적 작용 메카니즘을 규명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우몬은 선충이 성장하면서 과밀상태나 환경스트레스, 식이고갈 중 어느 하나라도 느끼게 되면 장기 생명연장주기인 휴면기로 들어가게 하는 최초의 생체노화조절 페로몬이다.휴면상태가 되면 보통 14일 정도인 수명이 최대 140일 정도 늘어난다. 즉 10배 이상의 수명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우몬이 많이 분비되면 선충의 체내 당대사는 완전히 정지되고, 엄청난 양의 지방질이 순식간에 체내에 축적돼 비만 상태로 가기 때문에 이 원리를 역으로 이용할 경우, 비만의 신호전달 규명은 물론 비만치료제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백 교수는 "지난 30년간 학계에서 풀지 못한 꼬마선충의 휴면효과를 유발하는 미지물질의 분리와, 입체구조 확인과 동시에 이를 확인한 전합성에 의해 새로운 항노화·항비만 활성을 지닌 페르몬을 발견한 것은 향후 이 분야의 신약연구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사람에게도 다우몬이 결합해 생명연장이나 질환예방에 활용될 수 있는 다우몬 수용체를 찾기 위해 프로테오믹스 방법으로 표적단백질군을 이미 확보, 각각의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를 세밀하게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백 교수팀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우는 소나무 재선충도 비슷한 생활주기를 갖고 있으므로 다우몬 유도체를 이용, 농진청 및 벤처회사인 (주)IDR(대표 김승목)과의 공동연구로 친환경적인 소나무재선충 박멸제와 작물 해충제를 바이오 그린 사업으로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인 네이처 2월3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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