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의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의료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서영철 판사는 분유를 먹은 뒤 호흡곤란을 일으킨 신생아에 대한 응급조치를 소홀히 해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인천 모 산부인과 의사 A 씨(46)에게 24일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또 아이에게 분유를 먹인 뒤 트림을 시키지 않고 그대로 눕혀 호흡곤란을 일으키게 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간호조무사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서 판사는 판결문에서 “아이가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얼굴이 파래졌다면 우유가 기도를 막았다는 것을 의심하고 관을 삽입해 숨길을 확보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해야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아이를 숨지게 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서 판사는 또 “의사를 10여명이나 고용해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A 씨가 원고에게 1억3,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 재판부의 판결을 거부하고 과학적인 인과관계만을 따지면서 과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 점도 실형 선고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결혼 6년 만에 임신에 성공한 장모 씨(34)가 2001년 2월 A 씨의 병원에서 출산한 아이가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혼수상태에 빠졌는데도 의사가 응급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채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해 숨졌다며 A 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번 판결과 관련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의 실형은 보라매 사건 이후 또다른 충격"이라며 "이런 일이 계속되면 의사들의 대응진료로 의료의 질적 저하를 불러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