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음주, 흡연, 방사선 촬영 등에 노출된 임산부 중 47%가 기형을 두려워해 임신 초기 임신중절수술을 신중하게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이들 임산부가 출산한 아이 95% 이상은 정상아로 판명돼 이에대한 올바른 정보전달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렬교수는 최근 유해물질에 노출된 임신 초기 임산부 1,300여명을 대상으로 약물상담을 한 결과 실제 기형이 발생한 경우는 3.7%로 전혀 노출이 없는 임산부의 기형 발생률 3.2%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이중 17.7%의 임산부는 1회 이상의 임신중절 권유를 받았으며, 이러한 노출 후에 실제 임신중절수술을 한 경우는 7.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감기약 등 태아기형과 무관한 노출의 경우에도 임산부가 느끼는 기형발생위험률은 38%로 높았다.

이같은 수치는 선천성기형에 악영향을 미치는 여드름치료제인 아쿠탄(Isotretinoin)의 기형 발생 위험률과 동일한 것.이런 현상은 일반인들의 경우 실제 지나치게 기형발생율을 높게 여기는 경향에 따른 것.

현재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같은 불필요한 임신중절을 방지하고 웰빙임신과 기형아의 1차 예방을 위해 "마더리스크 프로그램"을 도입해 각종 연구 및 진료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제일병원에서 처음으로 마더리스크 프로그램(Mother Risk Program)을 도입해 임신초기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된 임산부를 대상으로 건강한 임신유지 여부에 대한 각종 상담과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제일병원 산부인과 마더리스크 프로그램 책임자인 한정렬교수는 "계획임신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임신전부터 산부인과에 가서 본인의 건강을 체크해보는 것 바람직하다"며 “부득이하게 임신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음주나 흡연, 약 복용 또는 방사선촬영을 한 경우 기형을 두려워한 나머지 무턱대고 임신중절을 고려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및 검사를 한 후 임신중절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임신 초기 기형아검사 정확도가 높아져 진단을 통한 임신유지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불필요한 임신중절수술은 향후 임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한 교수는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출산건수가 49만 건으로 저출산 시대에 진입한 요즘 연간 임신중절(낙태)건수가 100-150만 건을 기록하고 있고 이중 임신초기 임신여부를 모른 상태에서 음주, 흡연, 약물 등에 노출되어 정확한 확인 없이 불안한 마음에 임신중절을 받는 건수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임신 초기 유해물질에 노출된 경우 마더리스크 프로그램과 같은 전문 상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임신 초기 불필요한 임신중절 건수를 줄임으로써 저출산 현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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