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지 오래됐다. 벌써 3개월째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자칫 하다가는 헌혈 부족으로 인해 급한 수술 환자가 목숨이나 잃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런 우려는 이미 일부 병원에서 수술을 미루는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헌혈이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면서 당일치 소요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물론 이런 문제는 적십자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헌혈에 큰 영향을 미친 결과이기도 하다.

당시 에이즈와 간염양성반응을 보인 혈액이 유통됐다고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적십자사의 안전불감증까지 도마 위에 오른 탓이기도 할 것이다.

더욱이 단체 헌혈 급감 또한 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 이후 학교, 군부대 등에서 이뤄지는 단체헌혈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매달 20% 정도 감소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헌혈의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여름철을 어떻게 해결 하느냐 하는 것이다. 적십자사는 서울지역 병원들이 혈액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서울지역 혈액원에 혈액수급이 어려울 경우 지방에서 공수하는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헌혈급감으로 인해 최근에는 지방 혈액원의 사정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적십자사가 됐던 보건복지부가 됐던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보다 몇 배의 헌혈운동을 펼쳐야 한다. 만약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미약하다면 정부가 직접 나서 국민을 설득하던지 아니면 헌혈자에게 인센티브 제공하더라도 지금의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알기로는 지금 혈액 부족에 시달리는 병원들이 연일 적십자사에 혈액 확보를 위해 헌혈운동을 더욱 활발히 벌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적혈구 농축액(PRC)은 물론, 혈소판 농축액(PC)도 혈액형별로 하루 평균 소요량 이상의 보유 분을 갖고 있으나 그 차이가 크지 않아 위태로운 실정이라고 한다.

바라건데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국민들에게 투영시키기 위해서는 적십자사나 복지부 전 직원이 앞장서 헌혈하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할 판이다.

우리는 지금 신행정수도 건설, 친일청산법 개정 문제, 청와대 패러디 사건에 각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정치권과 내각이 이 문제에도 관심을 기우려 줄 것을 촉구한다.

만약 이런 문제로 누구하나 목숨을 잃는다면 그때 가서 앵무새처럼 또 잘잘못만 따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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