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력과 함께 홍보가 동반 상승해야한다는 기본적인 룰이 지켜지지 않은 한의계가 홍보력 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대외적인 홍보사항까지 대외비 등으로 처리함으로써 일부 간부들만의 독점홍보가 오히려 회원간의 화합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약대6년제와 관련 더욱더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관련 협회들의 홍보는 실시간마다 쏟아지는데 반해 한의협의 경우는 사실여부까지 일일이 따져 물어야 할 정도라는 것.

이런 홍보력 부재는 약대6년제 문제가 터지면서 결국 회장 혼자만의 책임론으로 귀결되는 웃지 못할 결과까지 가져왔다.

모두가 "나는 몰랐다"는 식으로 회장을 성토하고 나섬으로써 집행부 퇴진, 합의 무효에 이어 학생들의 중앙회 점거 농성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순히 홍보력 부재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회장을 믿고 따르는 충성집행부가 아니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한의계 한 원로는 "비록 협회장 혼자 결정했더라도 그 이유가 합당하면 회원을 설득하고 힘을 모아 그것을 현실로 승화시키는 인물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의계가 그동안 줄곧 주장해 온 것이 양약과 한약의 분리가 아닌지 한번 되씹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중요한 문제를 대대적으로 홍보함으로써 향후 이 문제를 뒤엎으려는 세력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강력한 홍보를 했어야 한다"며 "지금 이라도 이에 대한 다양한 홍보를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떤 일인지 한의계 홍보는 추진사항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이 아니라 결과만 겨우 뒤늦게 알게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수많은 홍보매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홍보에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의협 회의실을 점거했다가 농성을 푼 한의대학생들의 경우도“약대6년제와 관련된 협회입장을 전혀 몰랐다가 협회에 와서야 이해가 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며 "협회 입장을 빠르게 알렸으면 굳이 이런 문제까지 촉발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번 약대6년제 문제와 관련 정면대결을 벌였던 약사회의 경우는 집행부의 일거수일투족의 대부분이 기관지인 "약사공론" 인터넷판을 통해 신속히 보도됐다. 또 이런 시점에 맞춰 관련 전문지 등에도 실시간으로 보도자료가 전파됐었다.

물론 약계에서도 원 회장의 단독행동과 합의문 내용을 놓고 불만스러워하는 개국약사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향후 나타날 문제를 걱정하는 수준이었다. 한의협에 비해 약사회가 그나마 표정관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현안과 관련된 내용 대부분을 전문지 등을 통해 신속히 보도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즉 약사회가 개국약사들의 이해를 구했다는 것과는 반대로 한의협이 회원 및 학생들의 불만표출로 나타난 것은 홍보방식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한의협이 이처럼 대외홍보에 미숙함을 드러낸 것은 대부분의 자료를 "대외비"로 못박아 스스로 홍보 한계를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인식은 하고 있으나 업무 구조상의 문제 때문에 번번히 표면상으로 표출되고 있어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보부재를 질타한 한 회원은 "홍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아 나라가 들썩들썩 했던 예를 보면 간단하게 알 수 있다"며 "홍보는 기, 승, 전, 결을 통해 회원은 물론 국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제때에 정확히 알리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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