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를 쓰지 않고 심장의 관상동맥이나 몸 안의 미세혈관을 촬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제정호교수(국가지정연구실 책임자)는 한국, 스위스, 대만간의 공동연구로 세계최초로 조영제를 쓰지 않고 살아있는 쥐의 미세혈관(직경 0.01 mm 이하까지)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 심장의 관상동맥을 들여다보려면 마취를 하고 팔이나 허벅지의 동맥을 통해 심장으로 가느다란 관을 집어넣은 뒤, 핏줄이 잘 보이도록 조영제를 주입한다.

그런데 조영제는 심장병환자에게 위험의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미세혈관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환자들에게는 커다란 희소식이 될 수 있다.

혈관연구가 중요하게 취급되는 이유는 암연구, 심장병등 기타 여러 가지 질환을 규명하거나 진단하는데 있어 혈관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양 및 산소의 공급로인 혈관은 암의 발생 및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미세혈관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 실험은 과학기술부 기초과학연구사업을 통한 지원과 국제 콘소시움에서 투입된 건설비로 제작된 국제콘소시움 빔라인에서 얻어진 결과이다.

혈관을 조영제 없이 관찰하기 위해서는 고감도의 X-선 기술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심장의 혈관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혈관이 움직이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혈관을 촬영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국제 공동 연구팀은 1999년부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미세혈관 및 미세조직을 조영제 없이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더 나아가 시간해상도(time resolution)를 1000분의 1초(1 msec)로 크게 단축시켜서 살아 움직이는 심장동맥 등의 쥐의 미세혈관을 관찰하고 동영상으로 얻는데 성공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저널인 Physics in Medicine and Biology에 금년 2월에 실렸고, 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 최고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지의 “뉴스 및 전망”(2004년 2월 26일자) 에 발췌되어 실렸다.

전 세계에 발표된 수많은 논문 중에서 획기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네이처지의 명망 높은 과학자들이 직접 선별하여 “뉴스 및 전망”에 실고 있다.

이 기술은 지난해 5월, 미국에 특허출원을 한 상태이다.

제정호교수는“이 연구성과를 발판으로 하여, 향후 포항방사광가속기 및 병원과 연계하여 의학용빔라인과 메디컬센터를 건설하는데 기여하고, 첨단 의과학 및 의료진단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최근에 포항가속기연구소를 비롯하여 해외선진국에서 앞 다퉈 건설하려고 추진 중인 제 4 세대 방사광(FEL: Free Electron Laser)을 활용하게 되면 정확도가 더욱 향상된 의료진단 및 질환의 원인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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