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박도 중독되는 만큼,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만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진은 도박중독을 상담하는 모습.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인터넷을 통한 불법도박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등 도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이른바 ‘4대 중독’ 환자는 알코올 218만명, 도박 59만명, 인터넷 게임 47만명, 마약 9만명 등 약 333만 명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6.7%가 이른바 4대 중독 환자에 해당되는 것이다. 특히 이들 중 도박 중독으로 입원 및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약 6만명으로 추정된다.

도박은 인간과 가장 가깝고 근원적인 유희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제우스가 자신의 형제들인 포세이돈, 하데스와 지배할 영역을 나눌 때 주사위를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만큼 도박과 인간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약이나 알코올과는 달리 ‘도박중독’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어 질병으로 다루어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인터넷 중독, 도박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적극적인 연구와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통계자료나 전문적인 치료기관은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도박중독의 경우 중독예방치유센터가 서울, 부산, 수원, 광주, 강원에서만 운영 중이며, 대부분 사업자센터 및 민간상담센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박중독은 대부분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다. 몇 번 소액으로 도박을 시작해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경험하면 그때부터 더 큰 돈을 베팅하고 중독증상이 점점 심해진다. 일을 하지 않고 도박에만 집착하며, 빚이 늘어간다. 성격이 거칠어지기도 하고 도박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에 또 다시 도박에 손을 댄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보다 쉽게 불법도박의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쉽게 도박의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마약중독, 알코올 중독 등 물질에 의한 중독은 약물의 반복 복용으로 그 약효가 저하되는 ‘내성’이나 지속적으로 섭취하던 물질을 갑자기 중단하거나 사용 양을 줄일 경우 발생하는 생리적, 심리적, 행동적 반응인 금단증상이 나타나는데 도박중독 역시 이와 유사한 내성이나 금단증상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온 종합병원 정신건강센터 김상엽 소장은 “도박중독 환자가 도박을 할 때는 마약중독자들이 마약을 할 때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며 “만약 도박중독 환자가 도박을 하지 않으면 호르몬 분비가 줄고 이로 인해 손 떨림이나 불안감 등 금단증상이 발생하고 이런 증상 때문에 다시 도박에 빠져든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도박중독의 원인을 환경, 성격, 유전 등에서 찾고 있지만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대부분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도박중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박중독은 엄연히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만큼이나 도박중독도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정적 인식으로 아직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도박중독 환자들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해마다 도박중독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유명 연예인이나 사회 지도층들이 불법도박 혐의로 입건되거나 사법처리 되는 경우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들 중 자신의 죄를 뉘우친다는 사람은 있어도 치료를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결국 이들 중 대다수는 또 다시 불법도박을 저지르게 된다.

김 소장은 “도박중독 환자는 먼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아야한다. 개인에 따라 상담치료, 약물치료, 가족치료 등이 적용된다”며, “도박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의 의지와 가족들의 협조가 필요하며 단기간에 치료가 되는 질병이 아닌 만큼 끈기를 가지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작권자 © 메디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