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방암환자가 매년 6%가량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생활 속에 노출되는 유해환경과 유방암 발병률간의 관련성을 밝히기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가 실시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박석순)은 단국대학교(연구책임자 하미나 교수)와 공동으로 환경유해인자 노출과 유방암 발생의 관련성을 평가하기 위한 환자-대조군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 중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2010년 유방암 연령표준화발생률을 보면 인구 10만 명당 45.4명 발생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유방암이 1999년 이후 매년 6% 정도 증가하고 있고 5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지만 기존에 밝혀진 발병 위험 요인만으로는 급격한 발생률 증가의 원인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기획됐다.

기존의 유방암 발병 위험 요인은 가족력, 생식과 임신, 음주나 호르몬제 사용 같은 생활행태, 방사선 노출 등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과학원은 이 연구에 앞서 우리나라의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각종 화학물질의 노출 증가와 우리나라 유방암 발생률 증가와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2011년 7월부터 12월까지 설문조사를 통한 예비조사를 실시했다.

우선적인 검토대상으로 유해물질, 직업력, 거주지 등 환경 위험요인 22종을 선정해 총 186명(환자군 62명, 대조군 124명)에게 노출 관련 설문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거주지 환경, 청소용 세제나 매니큐어의 잦은 사용 등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이는 요인을 다수 발견했다.

그러나 과거 노출 위주의 설문조사는 기억을 회상하는데 따른 일부 편견이 개입될 수 있고, 대상자 수가 적어 추가적인 분석을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환경과학원은 앞선 예비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건강검진과 유방암 확진을 위해 국립암센터에 내원한 여성 환자군과 대조군 총 2500여명을 대상으로 보다 정밀하게 설계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본격적인 연구를 시행한다.

세부적으로는 직업, 거주지, 대기오염, 식품 용기 등 주요 노출경로에 대한 1:1 심층 설문조사와 과거병력, 호르몬 수치 등의 내용에 대한 의무기록조사를 실시한다.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잔류성과 생물농축성이 높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등 환경유해물질 노출 여부를 파악하고 농도 조사를 위한 생체시료 조사도 병행한다.

연구 전반에 대해서는 생명윤리와 개인정보 보호 등 안전 확보를 위해 국립암센터 임상시험심사위원회와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

환경과학원은 이 연구를 통해 유방암 발생과 환경유해요인과의 연관성을 파악하며 좀 더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 노출에 맞서 여성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유방암 발생과 환경위험요인과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1990년대 초반부터 활발한 연구를 진행한 반면, 우리는 생활습관과 관련된 요인이나 유전적 소인에 대한 연구 이외에 미비했던 환경위험요인에 관한 연구를 실시하며 유방암 발병 원인 연구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국내에서 유방암 발생과 관련해 환경유해요인에 대한 노출경로를 범주화하고 생체시료 농도조사를 병행해 실시한 연구가 없었다”며 “연구 진행과 결론 도출 과정에서 유해요인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연구진의 경험을 토대로 교육, 캠페인 등을 함께 추진해 여성 건강 보호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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