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29세)는 최근 질 분비물과 생리량이 부쩍 많아지면서, 성관계 후 반복되는 질 출혈을 경험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본 B씨는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다가 말기에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혹시 자궁경부암 말기 아닐까?’ 하고 깜짝 놀랐다. 자궁경부암 검진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어 더욱 충격이 컸다.

사실 B씨는 ‘성 생활을 시작한 여성은 년 1회 자궁경부암 검진이 필수’라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암 검진과 초음파 검진을 받은 B씨의 증상은 다행히 가벼운 자궁경부염으로 진단됐다. 1주일 약물 치료를 받은 후 분비물도 줄었고 무엇보다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앞으로 꼭 챙겨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물론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총무이사는 성 관계 후 질 출혈, 질 분비물의 증가, 생리량 증가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만성자궁경부염 또는 자궁경부 미란증은 쉽게 말해 질과 자궁을 연결하는 부위인 자궁경부가 헐어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빨갛게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성관계 때마다 접촉되는 성기 자극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는 것이다.

자궁경부 미란증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조직인 자궁경부에 미세혈관이 많이 형성돼 있어 해당부위가 짓무르거나 분비물에 의해 헐어 조그만 자극에도 출혈과 통증이 수반되는 증상으로, 호르몬이 왕성한 젊은 연령에서 더 자주 생긴다.

오랫동안 낫지 않는 질염, 성관계에 의한 염증이나 마찰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만성자궁경부염 자체는 심각한 질환이 아니지만, 자궁경부암도 자궁경부가 허는 것부터 시작되므로, 유사한 증상이 의심된다면 일단 자궁경부암 검진과 초음파 검사 등을 꼭 받는 것이 좋다.

만성자궁경부염의 치료는 가벼운 상태라면 약물 치료로 1주일 내에 좋아지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냉동치료, 레이저 치료, 고주파 치료 등을 실시하게 된다. 치료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헐어있는 부위가 아무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회복되는 기간인 6주 정도는 일시적으로 질 분비물이 늘어날 수 있어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해당 부위에 가해지는 자극을 줄이기 위해 치료 기간에는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고, 빠른 회복을 위해 비타민 등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고, 충분한 수면 등 휴식을 취해주는 것도 좋다.

조병구 총무이사는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치료 후에도 연 1회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반드시 받고, 자궁경부암 예방주사 접종까지 해 준다면 예방효과가 더욱 확실해 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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