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잛은 것은 남성호로몬 때운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조선시대 환관족보 연구를 통해 이같은 사살을 규명한 인하대 민경진 교수(좌측)와 고려대 이철구 교수.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원인이 바로 ‘남성호르몬’에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의 조선시대 환관족보(양세계보)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이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역사자료를 바라본 것으로 향후 항노화제 개발이나 남성의 수명 연장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양세계보는 조선시대 환관들은 생식기관이 불완전한 남자(고자)를 입양해 대를 잇고 이를 기록한 족보로,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민경진(인하대), 이철구(고려대) 교수 연구팀은 25일 조선시대 환관들의 족보(양세계보)를 분석해 환관들이 같은 시대 양반들에 비해 최소 14년 이상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남성의 평균 수명은 여성에 비해 약 10% 짧은데, 이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남성의 수명이 여성에 비해 짧은 원인에 대해 학자들은 여러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남성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거세’가 동물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지만, 사람의 거세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이 양세계보를 분석한 결과, 조선시대 환관들은 평균 수명이 70세로, 당시 51~56세를 살았던 양반들에 비해 최소 14년 이상 오래 살았다. 특히 조사한 81명의 환관 중 3명은 100세(上壽)를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부 환관들의 수명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도 재확인됐다.

민경진 교수는 “지금까지 다른 문화에서도 환관은 존재했지만, 입양을 통해 대를 이은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해 가능했던 연구”라며, “향후 중년 이후 남성호르몬 차단을 통한 항노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한편 민경진 교수와 이철구 교수가 주도하고 국사편찬위원회 박한남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모험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생명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최신 생물학(Current Biology)’지 최신호(9월 25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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