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현우 교수,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김동규 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현우 교수,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김동규 교수

수면 단계 분류를 높은 정확도와 설명 가능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이미지 기반 자동 판독 알고리즘’이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를 활용하면 판독 과정 자동화를 통해 수면 데이터 판독 소요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신현우 교수·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김동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면다원검사 데이터셋을 활용한 이미지 기반 자동 판독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수면 단계 판독 및 수면 생체 신호를 시각화한 연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수면 단계 분류는 수면 관련 질환을 진단하는 데 필수적이며,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통 수면 단계는 Wake-N1-N2-N3-REM의 5단계로 각성(Wake), 얕은 수면(N1~N2), 깊은 수면(N3~REM) 단계로 분류된다.

수면 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존 연구에서는 검사 환경에 있어 샘플링 속도나 센서의 타입이 변할 때마다 판독자가 직접 조정을 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보다 효과적인 수면 단계 분석을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 및 판독 환경에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자동화된 기술과 수면 결과를 더욱 면밀하게 해석할 수 있는 프레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양한 수면 생체 신호를 표준화해 구성한 고해상도 이미지.
다양한 수면 생체 신호를 표준화해 구성한 고해상도 이미지.

이에 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인 1만253건의 수면다원검사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이 중 7745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미지 기반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후 수면 단계 자동 판독 가능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새로 개발된 이미지 기반 자동 판독 알고리즘은 약 80% 이상의 수면 단계 분류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의료진 판독자 간의 수면 결과 판독 일치율’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특히 연구팀은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생체 신호 데이터의 표준화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패턴을 구현해냈다. 생체 신호의 시각화는 알고리즘이 수면 단계별로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기존 인공지능 모델이 내놓은 판단이나 결정 과정 혹은 방법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이른바 ‘인공지능 블랙박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미국 수면 데이터셋인 SHHS을 활용해 외부 검증을 실시했다. 검증 결과, 일부 신호의 누락이나 변경 혹은 다른 기종의 검사기기 등의 검사 환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내부 검증과 동일한 수준(Weighted F1-Score 79.7~81.7%)을 보여 인종이나 국가에 상관없이 알고리즘 분석 적용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가공 데이터를 이용해 AI를 학습시켰던 기존 연구와 달리, 수면 생체 신호의 경향성을 시각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이미지로 학습시키고 수면 단계 분류를 판독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는 “의료 인공지능 모델에서 요구되는 설명 가능성을 충족할 수 있는 이미지 기반의 수면 단계 자동 판독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AI 기반 수면다원검사 자동 판독을 더욱 활성화하고 수면 의료의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의학 관련 국제학술지 ‘수면(Sleep)’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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