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20일은 유럽 임상시험 인프라 네트워크(European Clinical Research Infrastructure Network, ECRIN)가 지정한 ‘세계 임상시험의 날(World Clinical Trials Day)’이다. 1747년 5월 20일 영국 해군 제임스 린드(James Lind)가 항해 중 선원들의 목숨을 위협했던 괴혈병 치료를 위해 선원들을 대상으로 최초의 근대적 임상시험을 실시한 것을 기원으로 임상시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2005년 지정돼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최초의 임상시험이 실시된 후 지난 270여 년간 임상시험은 진통제, 항생제에서 암 치료제, 백신 등에 이르기까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임상시험은 신약 개발의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며, 더 이상 치료옵션이 없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제를 제공함으로써 새 삶의 가능성을 여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임상시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60년간 유럽의 평균 수명은 10년 증가했으며, 후천성 면역 결핍으로 사망하는 사람도 80% 감소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0년간 시행된 임상시험이 암 환자의 수명을 최소 1420만 수명연도를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임상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486억8000만 달러(한화 64조6470억원)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제약사 주도로 7963건의 임상시험이 등록됐고, 우리나라에서도 단일국가, 다국가 임상을 포함한 595건의 임상시험이 승인됐다. 

메디데이터는 1999년 6월 임상시험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수집하는 소프트웨어 레이브(Rave)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레이브 EDC(전자 데이터 수집)로 이름이 바뀌었고, 이 솔루션을 기점으로 임상시험 데이터는 수기로 작성하던 종이에서 디지털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임상시험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산업 특성상 타 분야에 비해 비교적 변화가 보수적으로 느리게 진행돼왔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은 임상시험 방식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의뢰사, 임상수탁기관 및 시험기관 등은 팩데믹으로 인한 병원 봉쇄(락다운)로 임상시험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거나 실제로 중단되자 임상시험을 유지하기 위해 시험기관에 집중돼 있던 전통적인 연구 방식을 탈피해 원격, 새로운 기술, 분산형 임상시험(DCT) 접근법을 도입하고 빠르게 적응했다. 각국의 규제기관 역시 새로운 임상시험 방식을 수용하고 규제의 골조를 변경하고 있다.

임상시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돼 가파른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분산형 임상시험(DCT) 시장 규모는 2020년 6억1600만 달러(한화 약 8218억원)에서 매년 14.8%의 연평균 성장률(CAGR)로 성장해 2027년까지 16억2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 기간동안 임상시험 대상자(환자) 중심의 효율적인 e임상시험 운영 모델이 빠르게 도입됐다. 분산형 임상시험으로 전환되면서 임상시험 대상자가 기관에 방문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주요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등록 순응도를 향상시켰다.

메디데이터가 2022년 유럽 임상연구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펜데믹이 임상시험 운영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응답자의 98%는 팬데믹으로 인해 자사의 임상시험 프로세스가 개선됐다고 답해 분산형 임상시험 활용은 앞으로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응답자들은 팬데믹 이전에 평균적으로 43%의 임상시험이 한 가지 이상의 분산형 기술을 사용했으며, 그 수치가 (답변 당시 기준) 현재는 55%, 5년 후에는 66%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분산형 임상시험 접근법이 주는 이점으로는 규정 준수 및 데이터 품질 향상, 시험대상자 모집 및 유지 개선, 시험대상자 경험 및 참여 개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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