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1990년 이전에는 우울증을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당시 판매된 삼환계 항우울제는 부작용이 너무 많고, 과량 복용 시 치사율이 높아서 우울증 치료를 위해 처방했는데 오히려 자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에 들어서서 프로작 등의 매우 안전한 SSRI 항우울제가 시판되면서 우울증 치료율이 유럽과 미국에서 급격히 높아졌다.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자살률은 반비례로 크게 떨어졌다. 한국보다 자살률이 훨씬 더 높았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은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지금은 자살률이 한국의 절반도 안 된다. 

자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울증이다. 우울증 치료율 특히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자살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유럽과 미국의 여러 논문들에서 증명됐다. 

한국 정부는 자살예방대책을 열심히 한다고 말하면서 가장 중요한 우울증 치료를 위한 SSRI 처방 규제로 막고 있어서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이 OECD 최저이다. SSRI 항우울제 규제를 폐지하지 않는 것은 자살예방대책이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이다.

주요우울장애 발생 후 첫 12주 동안 자살위험률이 50-70배로 가장 높다. 따라서,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기 가장 어려운 나라이다. 그 이유는 2002년 3월에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처방을 내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 비정신과 의사들에게는 60일 이내로 제한하는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악성 규제 때문이다. 이 규제로 인해 한국에서 우울증 치료의 의료접근성이 갑자기 30분의 1로 줄어들었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어디를 가야 할지 헤매다가 포기 한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자살로 이어진다. 요즘, 학생, 20대 젊은이, 장년, 노인, 한 가족 등 귀중한 국민들이 우울증과 자살로 생명을 잃고 있다. 

미국, 유럽,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나라들에서는 모든 의사가 우울증을 치료하므로 우울증 치료를 받기가 매우 쉽다. 반면 한국은 우울증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전체 의사들 중 3%뿐인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야 한다. 세계에서 이런 나라는 한국뿐이다. 호주의 크레이그 앤더슨 교수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정신과에만 맡기는 것은 가장 부적절한 판단이다”라고 지적했다. 

어린 학생들과 일반 국민들이 우울할 때 주변에 있는 소아청소년과,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 아무 의사에게 찾아가서 상담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럴 수가 없다. 시골에 사는 노인들은 우울증이 심해도 지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내과, 가정의학과, 일반의 의원들이 있지만 우울증 치료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 중국, 러시아, 르완다 등에도 없는 반인권적인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 때문이다.

우울증 치료율은 미국이 90%인데 한국은 10% 미만이다. 2020년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이 우울증/우울감 유병률이 36.8%로 1위이다. 이것이 지난 15년간 한국의 자살률이 OECD 1위인 이유이다. 한국에서 하루에 38명이 자살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 자살은 한국 20~40대의 사망원인 1위이다. 2016년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에 관한 국회 토론회에서는 미국에서 의사 생활을 했던 박인숙 의원이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는 국정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심상정 의원은 “이를 방치하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라고 질책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가네모토 정신과 교수는 한국 상황에 놀라면서 “위험한 삼환계 항우울제는 제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가장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할 수 있냐”면서 “일본의 정신과 의사들은 심한 우울증 환자들만 치료하기에도 바쁘며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은 내과, 산부인과, 신경과 등 다른 전문과에서 치료한다”고 전했다.
2013년 한국을 방문한 수잔 오코너 OECD 자문관은 한국의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에 크게 유감을 표하면서 이 규제의 폐지를 강하게 요구했다. 

대한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은 “미국에서는 간호사도 SSRI 항우울제를 처방하는데 한국의 의사들은 국가의 규제로 인해 처방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한국은 우울증 환자들의 지옥이다. 또한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비정신과 의사들의 지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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