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승배 원장

격한 운동으로 온몸에 땀이 흐르고 숨을 헐떡거리는 그 순간에 묘한 짜릿함이 등골을 타고 올라온다. 운동할 때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탓이다. 그래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은 종종 자기 몸을 극한까지 끌고 간다. 건강한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서다.

물론 운동은 좋다. 격한 운동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자기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는 운동'은 위험이 따른다. 강도 높은 운동으로 몸이 지탱할 범위를 넘어서면 부상이 찾아온다. 뛰다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발목 인대가 늘어날 수도 있다. 뛰다가 넘어져 타박상을 입을 수도 있다. 더 심하게는 운동 중 자기의 체중과 속도를 이기지 못해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될 수도 있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은 치료에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부상이다. 운동선수들도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시즌 아웃'될 정도로 치명적인 부상이다.

지난 2019년 전방 십자인대 파열(ACL : anterior cruciate ligament)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4만1000여명이다. 4년 전에 비해 약 6.3%가 증가했다. 십자인대 파열은 보통 운동선수들이 입는 부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보통 사람들도 십자인대 파열로 병원을 찾는 게 흔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에 전방십자인대로 병원을 찾은 사람 중 20대가 31.5%로 가장 많았다. 격한 운동을 즐기는 나이대다. 그 다음을 잇는 게 30대(20.6%), 40대(16.5%)다. 당연히 성별로 따지면 남자가 더 많다. 전방십자인대로 병원을 찾는 남녀의 비율은 75:25로 남성이 압도적이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은 무릎에 과도한 충격이나 회전력이 가해져 십자인대가 탄력의 한계를 넘어 파열되는 부상을 의미한다. 보통은 격한 운동을 할 때, 가령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늦춰 멈출 때, 급작스럽게 방향을 바꿀 때, 점프 후 착지를 잘못 해 무릎 관절이 뒤틀릴 때 오는 충격으로 파열된다. 특히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해서 다리가 풀려 넘어지거나 미끄러질 때도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퍽’ 또는 ‘뚝’ 하는 파열음이 들린다. 그와 동시에 무릎 관절 안에 피가 고이기 시작하며 환부가 붓고 통증이 생긴다. 부상 직후에는 무릎을 잘 구부릴 수가 없고 발을 딛기가 힘들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 며칠만 참으면 가벼운 통증만 남는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점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무릎관절 전문의)은 “십자인대 파열을 방치하다보면 부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줄어들면서 단순 타박상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십자인대 파열은 방치하면 절대 안된다. 무릎 관절이 자주 어긋나는 느낌이 나면서 일상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또 통증도 계속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승배 원장은 그러면서 “십자인대 파열로 병원을 찾게 되면 인대 파열 상태를 확인한 후 환자 활동 정도를 고려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무릎 불안정성이 없거나 파열 정도가 낮으면 비수술적 치료를 하지만 파열 정도가 심하고 반월상 연골 파열 등 다른 구조의 손상이 있는 경우 해부학적 터널재건이 가능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아프면 최대한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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