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연구진이 환자-치료자 간 상호작용이 침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과 관련 메커니즘을 뇌 과학적으로 규명해 향후 뇌 영역을 조절해 침 치료 효과를 증대시키는 새로운 융합치료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은 침 치료 효과 증대기술 개발을 위해 하버드 의대와 침 치료에 관련된 뇌, 척수 등 중추신경의 메커니즘 규명 연구를 수행해왔다.

지금까지 연구팀은 만성요통환자와 정상인 간 뇌 구조 차이, 침 치료받은 환자의 뇌 구조 변화 등을 밝히며 한의학 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왔다.

연구팀은 보다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새로운 융합치료기술을 개발 하고자 환자와 치료자 간 상호작용에도 주목했다.

임상현장에서 환자와 치료자 간 상호작용이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아직 이를 뒷받침할 만한 신경생리학적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치료자 간 상호작용의 효과를 뇌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임상 연구를 기획·수행해 오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말 첫 단계 임상실험에서 환자와 치료자 간 상호작용이 실제 침 치료 효과와 상관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밝히며 후속 연구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구팀은 상호작용에 의해 변하는 뇌 반응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자 두 대의 MRI를 동기화한 후 환자와 치료자 각각의 뇌를 동시에 측정·분석하는 하이퍼스캔 기술을 활용했다.

또 환자와 치료자가 각각의 MRI에 설치된 카메라와 모니터를 통해 상대방의 표정, 눈빛 등을 보며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했다. 실험에는 최소 1년 이상 섬유근육통을 앓아온 환자 23명과 침 치료자 22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환자 왼쪽 다리에 압력을 가해 통증을 유발한 후 통증 개선에 사용되는 양구혈과 혈해혈에 전침자극을 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후 환자와 치료자는 각각의 MRI에서 뇌 반응을 동시에 측정했고, 이때 치료자가 전침기에 연결된 버튼을 통해 환자에게 원격 치료행위를 하며 그에 따라 환자가 느끼는 통증변화도 관찰했다.

실험결과, 침 치료로 환자의 통증은 개선됐으며, 통증정도와 상호작용(얼굴표정)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상호작용이 클수록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더 작게 나타나며 서로 유의미한 음의 상관성을 보였다.

또한 MRI 측정결과에서도 환자와 치료자 모두 상호작용(사회적 미러링 효과)과 관련있는 뇌 측두 두정 접합 영역(이하 TPJ)에서 활성반응을 나타냈는데, 상호작용이 클수록 치료자와 환자의 TPJ에서의 활성반응 유사도가 컸으며, 유사도가 클수록 통증개선 효과도 크다는것을 확인했다.

이는 얼굴표정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물론, 뇌 활성 분석에서도 상호작용이 침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TPJ 활성반응이 어떻게 침 치료효과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고자 활성반응을 보인 다른 뇌 영역과 추가 비교·분석한 결과, 환자 뇌 영역 중 통증과 관련있는 전전두피질이 TPJ와 함께 활성화되며 진통효과를 중재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후속연구에서 실제 임상현장의 치료를 반영하는 종단적 연구방법(시간에 따라 대상의 특성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연구하는 방법)으로 환자와 치료자의 상호작용과 치료효과의 관계를 추가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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