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골프엘보

특정 운동종목의 이름을 가진 질환이 몇 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테니스 엘보, 팔을 구부리면 팔꿈치 바깥쪽에서 통증을 느끼는 병이다. 정식 진단명은 외측상과염이다. 테니스를 치는 운동선수들에게 자주 발생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테니스 엘보와 비슷한 질환도 있다. 바로 골프 엘보. 엘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골프 엘보 역시 팔꿈치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다만 위치가 조금 다르다. 우리 몸의 팔꿈치 쪽을 만져보면 양 옆에 돌출된 부분이 있다. 이를 각각 외측상과, 내측상과라고 하는데 테니스 엘보가 팔꿈치 바깥쪽의 돌출된 부분이라고 한다면 골프 엘보는 그 반대편, 안쪽이다.

골프 엘보가 생기는 원인은 손목에 있다. 손목에는 손바닥쪽으로 움직여주는 근육들이 모여 있는데, 이 근육들은 팔꿈치까지 쭉 이어져 내측상과에서 집결된다. 골프 선수들은 스윙을 할 때 손목 힘을 많이 쓴다. 이렇게 팔꿈치 안쪽 근육들이 잔뜩 긴장하는 상태가 계속되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그런데 골프 엘보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 중 실제 골프선수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실제 이 병을 호소하는 사람 대다수는 주부다.

앞서 골프 엘보의 원인은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주방을 살펴보자. 설거지를 하고, 냄비를 들고, 행주를 짠다. 집안일은 주방에서만 이뤄지지도 않는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고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한다. 골프 필드만 거칠고 험한 게 아니다. 주부에게는 가사일을 치러야 하는 주방과 집안도 험하고 격한 곳이다.

연세건우병원 김태민 원장(정형외과 수부상지전문의)은 “내측상과염으로 인한 팔꿈치 통증은 손을 주로 사용하는 이들에게 나타난다. 주부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PC를 사용해야 하는 사무직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상태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손목을 가급적 쓰지 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손을 써야만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상과염은 한번 발병하면 치료를 한다 해도 계속 재발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태민 원장은 그러면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손목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따라서 일정 시간에 한 번씩 염증 부위의 주변을 마사지하고 이완해줘야 한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고 버티기 힘들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통증을 무시하고 치료를 미루면 만성화되며 팔, 어깨까지 통증 부위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치료는 보통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소위 ‘보존치료’라고 불리는 것들이 시행된다. 하지만 손목을 계속 써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보존적 치료로는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상과염은 손상된 힘줄에 혈류 공급이 부족하여 재생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주 원인이기에, 고해상도초음파와 관절내시경을 통한 미세건유리술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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