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에서 체내의 비정상적인 생리물질인 습담이나 담음을 제거하는 데 사용하는 이진탕이 장 환경 조절을 통해 비만, 지방간 등 대사질환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 이하 한의학연)은 한약 처방인 이진탕의 지방간, 당뇨 등 대사질환의 치료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비만, 지방간, 당뇨 등 대사질환 유병률이 세계적으로 급증하며 관련 치료 및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비정상적인 생리물질인 습담이 소화기에 축적된 것을 대사질환의 원인으로 보고 치료에 한약처방 이진탕을 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도 사용되는 이진탕은 임상에서뿐만 아니라 연구팀의 선행연구를 통해 그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치료기전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동물실험을 통해 이진탕 투여 시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특히 최근 대사질환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진 장내미생물 및 관련 대사체의 발생 변화량을 확인하고 물질 간 상관관계를 통합 분석했다.

먼저 연구팀은 실험쥐에게 대사질환 유발한 후 이진탕을 투여한 실험군과 이진탕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장내미생물 및 관련 대사산물 발생의 변화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실험군에서는 비만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장내미생물 후벽균(Firmicutes, 일명 뚱보균) 발생량이 감소했고, 인슐린 저항성에 관여하는 의간균(Bacteroidetes) 발생량이 증가했다.

또한 장 건강 개선에 영향을 주는 장내미생물 대사산물인 단쇄지방산이 증가했으며, 총 39개의 간지질 대사산물이 이진탕 복용량에 비례해 유의하게 변화했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다중오믹스 분석*을 통해 물질 간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간지질 대사산물 중 특히 지질항원(포스파티딜글리세롤)이 비알콜성 지방간 관련 면역지표 및 후벽균(퍼미큐티스)과 밀접한 관련을 나타냈다.
 
이는 이진탕 투여로 후벽균에 이어 지질항원이 함께 감소하면서 면역이 강화돼 지방간을 개선한다는 것을 나타낸 결과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이진탕이 장 환경을 조절해 장 건강을 개선하고 지방간, 당뇨 관련 장내미생물의 발생을 조절해 대사질환을 개선한다는 기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논문 주 저자 이정은 박사는 “본 연구는 한약 처방의 기전을 장내미생물과 관련해 규명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해당 연구 결과는 한약 처방의 대사질환 치료 관련 산업의 기반 자료로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9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출연연 인력양성지원사업의 표창장을 수상했으며,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사업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핵심연구분야 우수인력 발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한편 이진탕(二陳湯)은 반하, 진피, 적복령, 자감초, 생강을 원료하는 한 한약 처방으로, 체내의 비정상적인 생리물질인 습담이나 담음을 제거하는 데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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