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가운데)이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관련 대정부 입장문을 밝히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즉각 경질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 회장은 24일 오후 ‘대한의사협회의 대정부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어제(23일) 정부가 심각단계로 위기 경보를 격상했다. 그간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감염증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역사회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해야 함을 역설했다”면서, 이처럼 주장했다.

최 회장은 “정부는 뒤늦게 심각 단계로 격상했으나 이제 더욱 중요한 것은 심각 단계에 준하는 실질적 조치들을 신속하게 취하는 것”이라며 “지금 지역사회감염이 빠른 속도로 전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이다. 여태까지는 총체적 방역 실패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물어 복지부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정부는 오늘의 코로나19 감염병 참사에 대해 방역의 총체적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적인 정책 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 시작은 바로 박능후 복지부장관의 경질”이라고 했다.

또한 최 회장은 (현재)골든타임을 놓쳤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할 것도 촉구했다.

최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한 달 전인 지난 1월 26일부터 감염원의 차단을 위해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금지 조치가 필요함을 무려 6차례나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오늘 이 순간까지도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적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대한민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코로나19 발생국가가 됐다”고 개탄했다.

지역사회감염 확산은 명백한 방역의 실패이며, 그 가장 큰 원인은 감염원을 차단한다는 방역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최 회장은 “의학적 관점에 따른 의사협회의 조언을 외면하지 않고, 정부가 사태 초기에 입국 금지 조치를 하였다면 지금처럼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며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한시적 입국금지 조치가 즉각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증상 감염자들 역시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고 상당한 감염력을 지닌다는 것이 최근의 의학적 연구에서 밝혀졌으며, 이것은 중국 등 위험지역의 문을 열어놓고 유증상자들을 검역에서 걸러내는 것으로는 해외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주는 만큼, 중국발 입국 금지를 전면적으로 즉각 시행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정부의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정부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감염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요 원인을 특정 종교 단체에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누군가에게 감염된 환자들이고 이들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파한 바가 없다”며 “따라서 이들은 보호받고 치료받아야 할 우리 환자들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자 피해자인 이들을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는 극히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정부차원에서 마스크 등 핵심 의료 보호 장구의 중국 반출을 막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온 국민이 마스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소위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업체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약 900만개이나, 그 중 상당량의 마스크가 매일 중국으로 반출되고 있는데 이것을 막아 국민과 의료진에 마스크 등 보호장구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 국민의 생명보호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최 회장은 전문가 자문그룹의 전격적인 교체 필요성도 제기했다.

지난 2월 13일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집단행사를 연기하지 않아도 되니 방역조치를 병행해서 추진하라’고 권고한 것은 명백한 정부의 실수라고 지적한 최 회장은 “현재 알려진 평균 잠복기를 감안하면 현재 폭증한 환자의 상당수가 이 잘못된 권고 기간과 겹친다. 한마디로 정부가 완전히 잘못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이라며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게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이 지난 한달간 정부 방역 실패의 단초를 제공한 인사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부의 대한의사협회와 코로나19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협업할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낸 최 회장은 “국민 생명이 위태로운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정부만 바라볼 수 없게 됐다”면서 “대한의사협회는 기존의 코로나 대책 특별위원회를 확대한 󰡐코로나19 범의료계 대책 본부󰡑를 구성해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