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가 급격히 발달하고 분화됨에 따라 인간은 삶에 대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고 있지만 동시에 의료기술의 발달은 임상의들이 직접 환자를 돌보고 의료행위를 하는데 있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명에 대한 윤리적 판단가치에 혼란을 일으킨다.

임상의들은 품위와 원칙을 지키면서 의료에 헌신하며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가족과의 시간조차 희생하는 우리사회의 진정한 영웅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직접 환자들을 돌보기 때문에 더 많은 윤리적인 딜레마에 접하게 된다. 한 연구에서 의과대학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환자 진료와 관련하여 77.2%가 치료 중 의료윤리와 관련된 문제의 갈등을 경험했고 41.8%는 1년에 3번 이상 경험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렇게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의 발생과 의료윤리에 대한 관심은 대학의 교육과정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980년대 가톨릭의대에서 ‘의학 윤리’라는 교과목이 처음 개설된 이후 전국의 많은 의과대학들이 의료윤리교육을 단독 또는 통합 형태의 정규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특히 1996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의학계열 대학평가 항목 중에 의료윤리를 포함한 인문사회계열 과목의 교육을 강조한 것을 계기로 1990년 31개 의과대학 중 7개 대학이었던 것이 2000년대 초반에 41개 의과대학 중 39개 대학에서 의료윤리를 포함한 의료관련 인문사회과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의과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의료윤리교육은 보통의 임상의사들에게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있는 인간복제, 안락사, 낙태, 유전자 조작 등 생명윤리 관점에 치우쳐 있다.

따라서 전문직 윤리나 법적 관심에서 현실적인 주제들이나 임상의사라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들을 다루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나온 의료윤리와 관련된 대다수의 책들은 미국 서적을 번역하거나 사례를 인용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제도와 달라 우리나라에서 직접 마주치는 현실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의 경우도 철학이나 윤리학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쓴 것으로 관련된 주제나 내용들이 너무 어렵거나 직접 의료현장에서 맞닿는 문제와 동떨어진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고 내용도 잘 이해하기 어려워 실제 진료에 임하고 있는 임상의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의료윤리와 관련된 사건들과 함께 정말로 임상의들이 현장에서 마주치는 문제점을 다룬 책이 필요함을 느끼게 돼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목차
PART 1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사례들
1. 환자 보호자의 치료거부시 의사의 역할
2. 회복가능성이 없는 환자에 대하여 보호자에 의한 연명치료 거부

PART 2 개인 및 단체의 권리와 공공선에 관한 사례들
3. 의료행위와 환자의 자기결정권
4. 정신질환자에게 정신병원 강제입원은 필요한 것인가
5. 병원에서 행해지는 임의비급여
6. 여성의사의 전공의(수련의) 모집에서의 성차별
7. 대학병원 교수에 의한 전공의 성희롱과 성추행

PART 3 연구 윤리와 관련된 사례들
8. 이해관계충돌(Conflict of Interest)
9. 우생학
10. 의학연구 윤리
11. 임상시험과 치료의 구분
12. 한국의 월남전 참전용사의 고엽제 후유증 판정

◇구성
저자 : 박창범(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부교수)
페이지 : 308
정가 : 15,000원
판형 : 148*210
구입 : 군자출판사 www.koonja.co.kr (tel : 070-4458-7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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