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약학과 학생이 '한의사 처방전을 약사는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한약제제 분업 논의가 한약사와 약사의 한약제제 조제범위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 한약학과 학생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한약사제도 관련 설문조사와 한약제제 조제권에 대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약사는 한약제제 분업논의에서 빠져라”라는 문구와 “한의사 처방전 약사는 못 받는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1인시위에 참여한 우석대학교 1학년 문희수 학생은 “한약제제 분업도 문제이지만 정부와 국회는 한약사제도 자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한약사제도를 만든 당사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날 학생들은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한약학과 및 한약사 관련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약 2시간에 걸쳐 행인 70여명을 대상으로 한약사에 대한 인지도, 한의약분업에 대한 찬반여부와 이유, 한약학과 6년제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물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 중 한약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았고, 한의약분업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비율로 찬성 의사를 나타냈으며, 한약학과 6년제를 위한 학제 개편은 약학과 한약학 과목을 골고루 배우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한약학 위주의 교육보다 조금 더 많았다.

▲ 한약학과 학생들이 광화문에서 한약사 인지도와 한약사 업무범위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석대학교 이조희 학생은 “시민들이 한약사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고, 한의약분업과 한약학과 6년제에 대해서 많이 공감하고 있었다”면서 “한의약분업이 꼭 이뤄져서 한약사로서 국민건강증진에 도움을 주고 싶다”라는 희망을 밝혔고, 원광대학교 전대성 학생은 “국민들은 한의약분업을 통해서 한약을 안전하게 먹고 싶어 하며, 합리적인 가격의 한약을 원하고 있다”라며 설문조사를 진행 이유를 설명했다.

대한한약사회 김광모 회장은 “추운 날씨에 자발적으로 고생을 한 학생들이 자랑스럽다”면서 “현재 약학과 커리큘럼에는 한약과 한약제제 관련 과목이 학교에 따라서 전혀 없거나 전공선택 과목으로 1~3과목 정도 있는 것이 전부”라며 지적했다.

이어 “일반의약품인 한약제제에 표기돼 있는 효능효과를 참고해 판매를 할 수는 있겠지만, 한의사의 처방전에 의한 한약제제 조제는 그와는 차원이 다른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라며 “반면에 한약학과는 약학 관련 과목이 학교에 따라서 48~74학점이나 된다. 관련 과목이 0~3과목 정도인 약사에게 한약제제 한의사 처방전에 의한 조제를 허용한다면, 한약사가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 양약제제 조제를 지금 당장 한다 해도 아무런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국민들은 이미 지난 1993년에 한방원리를 공부하지 못한 약사가 한의약분업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했었고, 그에 따라서 한약사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한약제제분업이 논의되는 현 시점에서 제대로 이원화 정책이 추진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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