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앱스 오픈심포지엄 모습. 첫줄 왼쪽에서 7번째 김경환 정보화실장, 9번째 안드레아스 헤이드(Andreas Heid) 사이앱스 상무, 10번째 김연수 진료부원장.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암환자를 치료하는 시대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열린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올해 초 국내 최초로 도입한 암 정밀의료 플랫폼 ‘사이앱스(Syapse)’를 지난 13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사이앱스’는 암환자의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현재의 병원 정보시스템에서는 임상과 유전체 데이터를 함께 관리하는 기능이 갖춰져 있지 않다. 쉽게 말하면, 의료진이 흔히 보는 전자차트 내에 유전체 정보에 대한 항목이 없다.

따라서 의료진이 유전체 정보를 진료에 활용하기 위해선 관련 내용을 메일로 주고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임상과 유전체 데이터가 별도로 관리되다 보니, 각각의 데이터에 대한 해석도 단편적일 수밖에 없었다.

사이앱스는 기존 병원 정보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임상 데이터는 물론, 유전체 정보에 대한 내용을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플랫폼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형 치료옵션을 제공하고, 전체 치료결과를 분석해 우수한 사례를 체계화하는 기능도 갖췄다.

환자 정보 보안을 유지하면서 다수의 의료진이 임상 유전체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정보화실 고영일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유전체 데이터는 정보량이 방대한데 암종마다 유전자 변이 부위 등이 다르고 어떤 약으로 치료할지, 어떤 경과를 보일지에 대한 해석이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유전체 치료 정보가 공유되면 불필요한 치료나 시행착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미래의학의 화두인 정밀의료를 선도하기 위해 올해 1월 미국의 암정밀의료 플랫폼인 사이앱스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6개월간 우리나라 의료 환경에 맞게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거쳐 마침내 환자진료에 활용하게 됐다.

현재 미국에선 25개주 300여개 병원에서 이미 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연간 15만9000건의 암환자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향후 사이앱스를 ‘오픈 플랫폼’ 형태로 외부에 공개해 희귀·만성질환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의 정밀의료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김경환 정보화실장(흉부외과)은 “지난해부터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에 선별급여가 적용됨에 따라 국내 의료환경에서 정밀의료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서울대병원은 사이앱스를 바탕으로 근거중심 정밀 암치료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해 NGS 검사를 조건부로 선별급여(본인부담률 50%) 형태로 도입하고, 급여대상 질환으로 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흑색종, 위장관 기질종양, 뇌척수의 악성종양, 소아신경모세포종 등을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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