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새롭게 떠오른 소비 형태로 ‘미닝아웃(Meaning Out)’이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 구매 결정의 주 요인이었던 가격과 안전성에서 더 나아가,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움직임이다. 이는 불매운동을 긍정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소비 운동이자,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일상을 자신의 취향과 가치에 부합하도록 이끌어나가는 능동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특히 먹거리는 의식주 중에서도 가장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부분인 만큼, 미닝아웃은 먹거리를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 동물 보호 등에 중점을 둔 윤리적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로, 식품업계 또한 의식 있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패키징은 환경 보호 움직임의 대표적인 예이다. 생수업체 풀무원샘물은 플라스틱 양을 줄인 친환경 용기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낮은 높이의 뚜껑인 ‘에코캡(eco-cap)’을 적용해 국내에서 가장 가벼운 무게인 12.1g의 페트병(500ml 기준)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제품의 생산부터 운반, 판매,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자사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난해 기준 2013년 대비 642톤 절감했다. 업계 평균 수치와 비교하면 42%나 더 절감한 것으로, 이는 연간 약 597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이다. 또한 풀무원샘물은 의식 있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자사의 환경 보호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올해 1월 생수 제품인 ‘풀무원샘물 by Nature’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오픈했다. ‘에코 그린’을 테마로 제품의 친환경적 특징을 알리고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은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선보일 계획이다.

풀무원샘물 관계자는 “미닝아웃 소비 트렌드는 높아진 소비자 의식을 대변하는 것으로,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풀무원샘물은 이미 2013년부터 에코캡을 적용하고 녹색 경영을 실천해온 만큼, 부상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젊은 층에게 자사의 친환경적인 가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풀무원샘물 by Nature’ 브랜드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오픈했다”고 전했다.

음료업체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병 전량을 회수해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코카콜라가 1년 동안 사용하는 플라스틱병은 약 1,200억 개로, 코카콜라는 회수된 병에 경품을 붙이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적극 동참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도 2025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재사용 또는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제과업체 오리온은 작년 11월 식품용 포장재로는 최초로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한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해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情’에 적용했다. 녹색기술 인증은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이케아도 올해 1월 식품포장용 이스타드(ISTAD) 지퍼백의 소재를 바이오플라스틱으로 교체해 새롭게 선보였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전체 성분의 85%가 브라질산 사탕수수로 구성되어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이다. 이케아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14억개가 판매되는 이스타드 지퍼백의 소재를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변경함에 따라 연간 약 75,000 배럴의 석유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패키지 개선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이미지 전달에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매일유업의 유제품 브랜드 ‘상하목장’은 지난 2016년 유기농 우유·가공유 무균팩 패키지를 전량 FSC 인증 제품으로 교체한 데 이어 지난 12월 종이팩 분리배출을 촉진하고자 강남구청, 테트라팩, 오이스터 에이블과 함께 ‘IoT 분리배출함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IoT 종이팩 분리배출함은 올해부터 강남구청 및 강남구 소재 동 주민센터 23곳과 공동주택 3개 단지(30대)에 설치되며, 상하목장은 분리수거를 통한 자연환경 보호에 참여하는 구민들에게 상하목장 유제품 등을 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환경 보호 외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또 다른 먹거리 이슈는 식용 가축의 동물복지이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을 기점으로 안전한 먹거리 확보는 물론, 지속가능성과 생명존중의식 차원에서 생산성에만 초점을 둔 비윤리적인 공장식 밀집 사육에 반대하고 가축에게 건강한 사육환경을 제공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동물복지 축산농가 인증제도에 대한 인지도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한국자연환경연구소를 통해 지난 11월 전국 성인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물복지 인증 제품에 대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는 응답이 70.1%에 달했다. 이는 2012년 36.4%, 2015년 66.6%에 이어 증가세다.

이에 따라 동물복지 인증제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생산스템을 적용한 '그리너스'를 런칭했다. 그리너스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하는 동물복지 및 친환경 인증을 받았으며, 하림은 닭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안정된 수면 시간 보장,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 천연 식물성 사료 제공 등의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동물복지인증 유정란’도 인기를 끌고 있다. 풀무원계열의 친환경 식품 전문 유통기업 올가홀푸드는 넓은 평사에서 1평당 9마리 이하의 닭을 키우면서 이들이 낳은 유정란을 선별해 판매하고 있다. 매일유업 상하농원 또한 동물복지 공식 인증 지역 농가와 상생해 자연 친화적인 ‘동물복지 유정란’을 생산하고 정기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에서는 지난해 6월 동물복지 인증 닭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9.5% 늘기도 했다.

동물복지는 닭뿐 아니라 돼지, 한우 등 다른 가축류에도 확대되는 추세다. 풀무원 계열 식자재유통기업 푸드머스는 이달 축산식품전문기업 선진FS와 ‘동물복지 상품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푸드머스와 선진FS는 향후 선진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 브랜드 ‘선진포크 바른농장’의 동물복지육을 사용해 급식 시장에 적합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는 함박스테이크, 미트볼 등 10여 개 상품의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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