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콤한 맛과 목 넘김이 좋은 저도주는 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과음을 하기 쉬운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제공=다사랑중앙병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과일맛 소주에 이어 탄산주 등 저도주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주류업계는 커피막걸리와 소맥(소주+맥주 폭탄주)용 맥주 등 다양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저도주가 과음을 불러일으키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달콤한 맛과 목 넘김이 좋은 저도주는 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과음을 하기 쉬운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은 마셔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전 원장은 “저도주도 엄연히 중독 물질인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술로 장기간 과음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는 도수가 낮은 막걸리나 맥주를 즐겨 마시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진행된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

전 원장은 “술의 도수가 낮으면 취하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더 많은 술을 빨리 마시게 된다”면서 “게다가 술의 쓴 맛이 단 맛에 가려져 평소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음주를 부담스러워했던 여성들도 과음을 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류 구입 경험이 있는 20∼5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81.4%가 저도주·과일향 소주를 마셔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일반 소주 대비 만족도는 남성(40.9%)보다 여성(56.8%)에게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도수가 낮은 술이라도 과음을 하거나 다른 술과 섞어 마시면 숙취 유발은 물론 우리 몸에 더 해로울 수 있다. 전용준 원장은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를 유발하는 주범”이라며 “술의 맛과 향을 내는 각종 첨가물이 알코올 분해를 방해해 숙취를 오래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원장은 “과즙과 향을 첨가한 제품은 당류 함량이 높아 많이 마시게 되면 당 과잉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당뇨 등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도수가 낮더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