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2016년도부터 만 12세 여성청소년에게 무료지원 중인 사람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백신 미접종 사유를 조사한 결과, 73.5%가 부작용 걱정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는 심각한 이상반응 신고는 한 건도 없었다.

미접종 사유는 백신에 대한 부정적 정보 노출과 신뢰 정도에 따른 부작용 우려, 자궁경부암 인식 정도, 지역 특성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작년 2003년생의 1차 접종률은 58.5%로, 미접종자의 84%는 무료접종이 지원되는 것을 알면서도 접종을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73.5%)가 ‘예방접종 후 부작용 걱정’을 꼽았다.

특히 뉴스·인터넷 등에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는 보호자들이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8.1%로, 관련 정보가 없던 보호자의 61.4%보다 높았다.

이는 보호자들이 백신에 대해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접하고, 긍정적 정보(신뢰도 3.38점)보다 부정적 정보(신뢰도 3.47점)를 더 신뢰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요한 미접종 요인인 자궁경부암 관련 인식도 조사 결과, 실제로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3500여명이 발병하고 900여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심각한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는 60.5%로 위험도 인식이 높지 않았고, 백신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보호자도 45.7%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미접종 사유에 대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은 제주 88.6%, 대전 85.4%, 세종 84.8%에서 컸고, ‘의료기관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 라는 응답은 대전은 4.9%에 불과한데 비해 전남 28.2%, 경북 24.4%, 충남 24.4%로 높아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미접종 사유를 분석한 결과 작년 6월 하반기에 시작한 신규사업임에도, 적극적인 홍보로 10명 중 8명은 사업을 알고 있었으나, 많은 보호자들이 예방접종에 대한 잘못된 정보 노출이 많고, 시간이 없어서 접종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정보에 많이 노출된 이유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내용이 안아키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포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잘못된 정보에 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일본 등 해외 보건당국에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 보행장애 등 증상과 관련이 없다고 밝힌 정확한 정보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의 잦은 노출과 그에 따른 오해로,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예방접종 도입 후 약 50만 건이 접종되면서 사망이나 장애를 초래하는 중증 이상반응은 한 건도 없었음에도, 많은 보호자들이 부작용을 걱정해 접종을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교육당국과의 긴밀한 협력과 보호자에 대한 접종 독려로 접종률을 끌어올린 지자체의 사례를 공유하고, 이러한 노력을 유도하기 위한 평가 방안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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