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들기 전 알코올 섭취는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고 불면증은 물론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제공=다사랑중앙병원

무더운 여름 열대야로 잠을 청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잠들기 전 알코올 섭취는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고 불면증은 물론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최수련 원장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련 원장은 “술을 마시면 졸음이 오고 빨리 잠들 수 있어 평소보다 잘 잤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알코올의 수면유도 효과는 일시적일 뿐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다음날 피로를 느끼기 쉽다”고 말했다.

사람은 자는 동안 렘(REM)수면과 비렘(NREM)수면 상태를 오가게 된다. 렘수면은 몸은 잠들어있지만 뇌가 깨어있는 것과 가까운 얕은 수면상태로, 꿈도 주로 이 때 꾼다. 4단계로 나뉘는 비렘수면은 보다 깊은 잠으로 뇌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최 원장은 “알코올은 렘수면과 깊은 잠(deep sleep)을 방해해 자주 깨게 되고, 자는 동안 알코올이 분해되는 대사 작용으로 인해 갈증을 느끼거나 화장실을 가게 만들어 숙면을 어렵게 한다”며 “특히 더운 날씨로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 더 덥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술로 잠을 청하려 하다보면 음주가 습관이 되고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 환자의 60%가 치료받기 전 수면을 위한 자가 치료로 알코올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지속적인 불면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알코올관련장애 발생률이 2배나 높았다.

최수련 원장은 “알코올이 수면유도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 의존 환자들에게서 불면증은 매우 흔하게 동반되는 질환 중 하나”라며 “사람에게는 낮과 밤으로 구분된 하루 주기에 따라 신체 변화를 조절하는 생체시계가 있는데 알코올은 이 리듬을 파괴해 불면을 유발시킨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속적이고 과도한 음주는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 원장은 “알코올은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을 이완시켜 코골이나 컥컥거리며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는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수련 원장은 “성인 남자가 술을 하루 한 잔 더 마실수록 수면무호흡증에 걸릴 위험성은 25%씩 증가한다”며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술을 자주 마시면 심장마비, 뇌졸중 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노인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어 최 원장은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은 온도·조도·습도 등 수면환경만 개선하더라도 좋아질 수 있다”며 “만약 한 달 이상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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