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의 2018년도 수가협상 후폭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한방의 경우 2018년도 수가는 2.9%가 올랐으나 상대가치재평가에서는 일선 한방의료기관에서 실제 많이 시술하는 치료행위는 오히려 삭감돼, 한의계 내부에서는 실제 개원가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번 협상에서는 청구 빈도가 적은 기기구술 또는 관장요법, 그리고 심사조정에서 제한이 뒤따르는 습부항의 수가는 올랐지만, 개원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투자침이나 전침 등에 대한 수가가 삭감돼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침과 전침, 결혈침술 등에서 135억여원의 수가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선한의사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김필건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한의계 내부는 김 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등 반발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6일 수도지부인 서울시한의사회 소속 26개 분회장과 인천시한의사회 소속 8개 분회장들이 잇따라 한의사협회 집행부를 질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국민건강과 민족의학 수호 연합회(약칭 국민연)’가 2018년도 수가재협상 등 한의계 현안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서울시한의사회는 성명에서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과정에서 (한의사협회)현 집행부는 또 다시 무능함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복지부와 심평원에서 들고 나온 안을 한의사들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바꿔내려는 노력 대신 순순히 수용했고, 고시되기 전까지 이를 은폐해 개편의 결과로 2만5000여 한의사들에게 돌아올 피해에 대비하지 못한 중앙회는 당장에 쏟아지는 비난과 질책을 피하고자 협회장과 담당이사들이 사퇴의사를 밝혔다”며 “또한 기한이 명시되지 않은 협회장의 사퇴의사로 한의계 내부는 더욱 혼란이 야기돼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분회장들은 2016회계연도 회기 중 마지막 분기인 2017년 1~3월 기간 회계감사 과정에서 김경태 감사는 개인비용의 협회비 지출, 일반회계로 지출돼선 안 될 비용, 특별회계를 일반회계로 전용해서 사용한 회계전용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2016회계연도 기간에 관한 감사를 확대 실시할 수 있도록 감사기간을 3개월 달라고 임시대의원총회에 요청해 의결했으며, 또한 감사에 비협조적이었던 이진욱 부회장, 선우유정 총무이사, 유진영 재무이사의 직무를 추가감사기간 직무정지를 요구하는 총회의 의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세히 설명했다.

성명은 “한의협은 피감기관임에도 임총에서 의결한 추가감사를 거부하고 외부감사를 받겠다며, 독단으로 수많은 한의사 회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1억원이라는 협회비를 들여 자신들의 잘못을 덮겠다는 의도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회부감사를 고집하는데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시한의사회 26개 분회장들은 김필건 회장에게 거취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제시할 것과 보험-약무이사 사표 즉각 수리, 총무부회장, 총무이사, 재무이사 직무정지요구의 즉각 수용 등을 요구했다.

◇인천시한의사회 8개 분회장 일동은 성명에서 김필건 회장의 즉각 사퇴와 대의원총회 의결에 따른 철저한 내부감사 이행을 촉구했다.

성명은 “‘중단없는 개혁과 사심없는 정책 집행을 통해 당당한 한의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선거 슬로건을 믿었기에 천연물신약의 한의사 단독 사용, X레이를 포함한 진단 의료기기 사용, 한방 실비보험의 시행 등 김필건 회장이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던 사업들이 조금이라도 가시화되기를 기다려 왔다”며 “그러나 천연물신약은 소송을 대행한 대형로펌의 배만 불렸을 뿐 오히려 한의사의 사용만 불가능해졌으며, 진단의료기기 사용과 한방 실비보험은 실현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고, 첩약건보 시범사업 예산 6000억은 소멸돼 버린 채 향후 재시행 가능성조차 불투명해져 버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명은 “자동차보험에서도 약침액 환수, ICT와 전침 동시 청구시 삭감, 내원일 기준에서 수상일 기준으로의 변경 등으로 한의원 수익이 감소됐고, 의료기기 시연에서의 결정적 실수로 한의사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의료기기 사용의 당위성마저 훼손되게 만들었다”면서 “한의계 내부적으로는 서울지부장 선거와 제주지부 대의원선출 과정에까지 개입해 지부, 회원을 상대로 무차별 소송을 제기하는 등 내부의 반목과 분열을 증폭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또 성명은 “급기야 최근 제2차 상대가치점수 개정 협상에서 안일한 준비와 졸속 대응으로 2만 한의사들의 생업에 중대한 손실을 가져오고야 말았다”며 “양방 내과는 신속한 사후 협상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과를 만들어 낸 반면에 김필건 집행부는 아직도 구차한 변명만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증앙회 회계 감사에서 자료 제출 미비 및 불명확한 소명이 지적돼 지난 6월 25일 임시대의원총회 의결로 향후 3개월간의 추가 내부 감사를 시행키로 하였으나, 김 회장은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1억원의 예산을 동원해 면책성 외부 감사를 받겠다고 해서 회원들의 공분을 더욱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가하면 지난 6월 12일 김 회장은 이번 상대가치점수 졸속 개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발표 한 바 있으나 3주가 지난 지금까지 후속 조치 없이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은 그 진의와 진정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성명은 “그동안 끝없이 반복돼온 김필건 집행부의 무능함과 거짓말에 이제는 더 이상 그들에게 우리의 의권과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판단되기에 우리 인천광역시한의사회 분회장들은 김필건 회장과 이하 집행부들의 즉각 사임을 요구한다”면서, 아울러 대의원총회에서 결의된 대로 중앙회 내부 감사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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