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돈 교수

국내 연구진이 인체에 세균이 침입했을 때 분비되는 면역단백질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것을 차단하고, 부작용을 줄이면서 염증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펩타이드 치료제를 개발했다. 펩타이드(peptide)는 아미노산의 중합체로, 보통 소수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를 펩타이드라 부르고 많은 아미노산이 연결되면 단백질이라 칭한다.

기본적으로 면역반응은 인간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면역반응의 과활성은 각종 염증성 질병을 발병 및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면역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톨-유사수용체(Toll-like receptor; TLR)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이물질을 인식해 우리 몸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나 특수 환경에서는 과도하게 반응해 질병상태를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TLR의 과활성에 의해 유발되는 류마티스 관절염, 패혈증, 기타 자가면역질환 등을 비롯한 염증성 질병은 TLR 신호차단을 통해 증상을 완화 또는 치료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현재 소염제, 면역억제제, 진통제 등의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정도의 치료만 하고 있으며, 특히 사용되는 치료제중 스테로이드제는 장기복용 시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강력한 약리작용을 가지면서도 생체 친화적인 특성을 가져 적은 부작용을 보이며, TLR를 찾아가는 생체 내 특이성이 높아 자가면역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하다. 

아주대 최상돈 교수 연구팀은 톨-유사수용체4(TLR4) 신호전달경로를 제어하는 신규 펩타이드 치료제를 발굴하기 위해 항체 제조방법으로 널리 쓰이는 파지 디스플레이(phage display) 기술을 응용해 아미노산 길이 12개 및 15개 길이의 다양한 풀의 펩타이드 파지 라이브러리를 제조했고, 바이오패닝(biopanning) 기술로 스크리닝해 TLR4에 결합하는 펩타이드를 발굴했다.

스크리닝을 통해 발굴된 펩타이드들을 쥐의 면역세포(RAW264.7), TLR4 발현 인간신장세포(HEK), 및 인간 말초혈액 단핵구 세포에 TLR4 리간드인 지질다당체(lipopolysaccharide; LPS)와 함께 처리했을 때 TLR4 신호전달경로가 현저하게 차단됨을 확인했다.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LPS에 의해 유도된 TLR4 매개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펩타이드 치료제가 유의적으로 감소시켰고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도 치유함을 확인했다.

펩타이드의 특성상 먹는 단백질 성분을 사용해 다른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부작용이 적으며, 대상 세포의 TLR4를 정확히 찾아가서 차단하는 특이성도 높다.

이번에 개발된 펩타이드 신약은 소량으로 강력한 약리작용, 손쉬운 제조, 품질관리 및 산업화 용이성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효과적으로 TLR 경로를 제어함으로써 류마티스 관절염, 패혈증 등 각종 염증성 질병의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상돈 교수는 “이 연구는 기존 연구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생체친화적이고, 대상 세포의 TLR4 타깃을 정확히 찾아가서 차단하는 특이성 높은 염증성 질환용 펩타이드 치료제를 개발한 것”이라며 “동물실험에서도 류마티스 관절염과 신장조직 손상을 치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용 주사제를 개발 중에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면서 “류마티스 관절염, 패혈증, 자가면역질환 등 염증성 질병의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교육부 중점연구소지원사업,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환극복기술개발(질병중심 중개기반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 연구는 국제적인 학술지 바이오머터리얼스(Biomaterials) 2월 27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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