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이오의약시장에서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중국, 일본, 미국 등 동양의학 강국과 의료선진국들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한의약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이 미미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한의약 R&D 전체 예산이 중국 중의약대학 한 곳의 연구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한의약 R&D 예산은 중의대학 한 곳의 1/4 수준에 불과해 한의약 발전을 위해선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교육부에서 2015년 발표한 ‘2014년 대학 과학기술 통계자료(高等學校科技統計資料彙編)’에 따르면, 중국 상해중의약대학의 중의약 연구비는 한화 694억4500만원에 달하며 이는 2016년 복지부 한의약 전체 R&D 예산인 186억9400만원(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 R&D의 현황과 과제’)의 3배가 훌쩍 넘는 수치다.

최근 복지부가 2017년도 한의약 R&D 예산을 전년대비 19.8% 증가한 224억원으로 발표했으나 이는 여전히 중국과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중국측 자료에 분석해보면 전국의 중의약대학교 15곳, 중의학원 9곳, 중의전문대 5곳 등 29개 대학의 과학연구경비 총액은 한화 약 3390억3600만원(19억7194만3000위안)이며, 이중 중의약대학교 15곳의 과학연구경비 총액은 2819억6900만원(16억4002만4000위안)인 것으로 확인됐다.

▲ 2014년 중국 중의학대학의 연구비 현황

특히 이 같은 현실이 단순히 우리나라 예산 규모가 중국에 비해 작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한의약 R&D의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정부의 총 R&D 지출액 78조9000여억원 중 보건의료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5조6879이며, 이 중 한의약 분야는 고작 총 투자액의 0.4%로 보건의료 분야의 5.57%에 불과하다.

특히 정부의 총 연구개발비가 연평균 12.4% 증가한 반면 한의약 분야 연구개발비는 연평균 9%대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한의약 R&D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것이 한의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은 작년 12월 중의약 특징에 맞는 과학기술 혁신 및 관리체계를 수립한다는 내용의 ‘중의약법’을 제정·공포하고 세계시장 석권을 본격적으로 선언하고 나서 현재 300조원에 달하는 전통의약 시장을 넘어 세계 바이오의약시장마저도 차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중국의 일개 중의약대학 하나에도 못 미치는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어,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세계 최고의 동양의학 인재인 한의사를 보유하고도 세계시장에서 한의학의 위상이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한의사협회는 “앞으로 바이오시장이 세계 산업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사실이며, 한국이 바이오시장에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부를 창출하는 길은 결국 한국의학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살리는 것이고 그 것이 바로 한의학 육성에 달려있다”면서 “매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한의약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정부는 양방일변도의 육성과 연구개발 지원에서 벗어나 한의약 R&D에 대한 과감한 투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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