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티안서울병원 전문의 임진규과장

올해 겨울은 라니냐와 기후 변화로 인해 한파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 당국도 지난달 1일부터 한랭 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기상 예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물론 한파대비 건강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추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환에는 대표적으로 동상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른 최근 3년간(2013~2015) 동상의 진료추이 분석 결과에서 1월(38%)과 2월(17%)에 절반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상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지금, 동상의 예방법 및 응급처치방법을 숙지하여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인체가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말단으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켜 중심체온을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추위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혈관 수축이 지속되어 신체의 말단부에 공급되는 혈류가 감소되면서 조직손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동상이다. 따라서 동상은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신체부위와 추위에 노출되는 손가락, 발가락, 귀, 코 등에 잘 생기게 된다.

동상 초기에는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나 따뜻한 곳에 가면 피부가 가렵고 차가운 느낌이 들며,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피부가 빨갛게 부풀기도 한다. 동상이 심한 경우 피부가 푸른색 또는 검은색으로 괴사하고, 괴사 상태로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5~6시간 내 피부나 조직이 썩을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지거나 심할 경우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할 수도 있다.

동상은 증상에 따라 1도에서 4도로 분류된다. 1도 동상은 수포가 형성되지 않으며 환부가 창백하고 주변부의 발적과 부종이 관찰된다. 이후에 부종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후유증은 동반하지 않는다. 2도 동상의 경우 환부에 밝은 색의 수포가 발생하고 표피 박리가 일어난다. 흉터가 생길 수 있다. 3도 동상은 출혈성 수포를 동반하며 이후 환부는 두껍고 검은 가피를 형성하게 된다. 4도 동상의 경우 근육과 인대, 뼈의 손상이 동반된다.

그렇다면 동상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운 외부환경으로부터 노출된 신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추운 곳에서는 가급적 수시로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한다. 땀 배출이 잘 되는 적당한 두께의 양말을 착용하고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강추위가 아니더라도 작은 신발 착용은 발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게 된다. 두꺼운 양말이나 깔창 사용 또한 신발을 꽉 끼게 만들며, 발에 많은 양의 땀을 배출하게 하므로 동상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신발이 젖게 되면 빨리 발을 빼서 말려야 하며, 어린이의 경우 두꺼운 양말보다 얇아도 보온성이 좋고 땀 배출이 잘되는 양말을 신기고, 손을 더욱 따뜻하게 해주는 벙어리장갑을 권한다. 규칙적인 운동 및 비타민 E의 복용도 동상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동상에 걸렸을 때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대처 및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베스티안서울병원 화상센터 임진규 과장은 우선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 환부를 37도에서 42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30분에서 60분 동안 담근 후 마른 거즈로 감싸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보다 높은 온도는 피부에 화상을 입혀 물집이 날 수 있고, 이보다 낮은 온도는 동상 부위를 녹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 건조한 열기가 나오는 히터나 벽난로, 열 패드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같은 열 공급원은 통제하기 어렵고, 동상치료에 필요한 점진적인 열기를 제공하지 못하며 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물에 담가 치료할 수 없다면 체온으로 동상 부위를 녹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동상 부위를 직접 손으로 마사지를 하거나 눈으로 비비는 등의 민간요법은 추가적인 손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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