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협 이경호 회장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이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달 열리는 정기총회를 마지막으로 회장직을 마무리 짓는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임기 만료 1년여를 남기고 자진 사퇴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 회장 역시 자신의 판단과 회원사와의 협의를 거쳐 사퇴를 결정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공식 취임한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회장직에 재선임 돼 임기는 내년 2월까지 보장돼 있다.

이날 사퇴를 선언한 이 회장은 기자간담회서 “회장으로 6년여의 기간을 지내오면서 약가인하에만 치중했던 정부와의 갈등 관계 속에서 굉장히 힘들고 바쁘고 혼란스러운 기간을 보냈다”면서 “제약협회가 보다 폭넓고 새롭게 활동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해 결정하게 됐다”며 사퇴의 변을 대신했다.

이 회장은 또 “조금 여유를 가지고 새로운 환경과 발전시켜야 할 환경에서 제약협회의 정책 체계에 대해서도 심층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제약협회를 이끌어 오면서 겪었던 다양한 뜻이 함축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로 시작된 지난 한 해는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재확인한 해였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신약개발은 제약사가 필수로 해야 될 제1의 과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우리나라는 PIC/s 가입과 ICH 가입 등을 통해 명실공히 선진 대열에 들어섰고, 제약업계도 국제적 수준에 발맞춰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지난 한해는)한편으로는 신약개발에 대한 어려움을 확인한 해이기도 했다”면서 “2015년 한미약품의 성과를 통해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지난해는 신약개발의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제약산업이 발전하고 커나갈 수 있는 것은 신약개발뿐”이라며 “지난해 신약개발을 통한 해외기술수출 7건이 진행되고 있고, 약 700여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R&D 투자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성과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 회장은 특히 “바이오든, 합성신약이든 제약산업 신약개발을 신성장산업으로 인정하고 지원한 것과 제약산업계의 숙원이었던 임상 3상 투자비용에 대해 세액감면 혜택은 정부의 의지가 가시화됐던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 제약협 이경호 회장 기자회견

이 회장은 선진제약을 위한 투명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윤리경영 차원에서 탈·불법 리베이트를 위한 활동을 추진해 이제는 상당수 기업들이 영업현장부터 경영책임자까지 윤리경영의 필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진단하고 “투명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선진제약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향후 제약협회의 국제적 위상제고에도 적극적인 추진을 주문했다. 그는 “아시아권에서는 아시아 제약단체 연합회, 일본 제약협회와 함께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참여해왔다”면서 “제약협회의 국제적 활동이야말로 그 자체가 제약산업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제약산업이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국가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건전한 산업으로 커나가야한다”고 주문하고 “올해의 구체적인 사업은 이사회와 총회를 거쳐 상세하게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는 명실공히 국내 제약산업이 선진국 수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신약 개발을 제1의 과제로 삼아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1년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승진한 후 2003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인제대총장, 한국제약협회장 등 쉬지 않고 주요 요직을 맡아 왔다.

이런 이 회장에 대해 업계는 지난 6년간 제약산업을 정부의 신사업, 미래성장동력으로 승격시키는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일단 이 회장은 사퇴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러나 제약협회는 이 회장의 사퇴 후 조직 정비 방향이나 구체적으로 물망에 오른 후임자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제약협회는 지난 2010년 6월부터 상근하는 회장과 이사장이 함께 운영 중이다. 현재 이사장은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이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는 24일로 예정된 이사장단 회의에서 차기 협회 회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2010년 7월 제약협회장으로 취임한 후 6년 7개월 동안 제약협회를 이끌어온 이경호 회장은 오는 2월 정기총회를 마지막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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